한국GM 군산공장 폐쇄 1년…절망 속 피어나는 희망의 싹
MS그룹 인수 결정·산업위기지역 지정…반전 토대 마련
신재생에너지단지·새만금공항 건설 등으로 기대심리 개선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 실물경기 회복 최대 관건
(군산=연합뉴스) 백도인 기자 = 오는 31일이면 한국GM 군산공장이 폐쇄된 지 1년이 된다.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는 그보다 11개월 앞선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의 가동 중단(2017년 7월 1일)에 이은 연쇄 타격이라는 점에서 전북 군산경제에 치명타로 작용했다.
그동안 군산경제는 말 그대로 나락으로 떨어지는 형국이었다.
그러나 MS그룹 컨소시엄의 한국GM 군산공장 인수 결정으로 군산경제의 회생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다.
현 정부의 정책적 결정으로 신재생에너지단지 조성과 새만금국제공항 건설이라는 장기 호재도 생기면서 군산경제가 재도약할 것이라는 기대심리도 솟고 있다.
1년 만에 급반전의 계기가 마련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 GM 군산공장 폐쇄로 1만여명 길거리로…부동산값도 급락
한국GM 군산공장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함께 한 해 최고 생산액 12조원, 전북 수출액의 43%를 기록하며 군산경제 전성기를 이끌었던 핵심 기업이다.
전성기 때는 협력업체 130여 곳에 연간 고용인원만 1만2천여명이었고 한해 580억원의 지방세를 납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폐쇄 결정으로 한국GM 군산공장은 지역경제의 재앙이 되고 말았다.
당장 2천여명의 노동자가 군산을 떠났거나 실업자 신세로 전락했다.
부품·협력업체 164곳에서 일하는 노동자 1만여명도 일자리를 잃거나 실업 위기에 처했다.
이는 군산지역 고용 비중의 20%가량에 해당하는 막대한 비중이었다.
가족을 포함하면 4만명가량이 한국GM 군산공장 폐쇄의 직격탄을 맞았다.
앞서 문을 닫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로 경제가 휘청거리던 터라 충격은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토지 거래 건수와 아파트 매매가격이 급락하고 아파트 미분양률이 17%까지 치솟았다.
군산공장 폐쇄로 감소한 군산지역의 총생산액은 전체의 16%인 2조3천억원에 이른 것으로 추산됐다.
◇ MS그룹의 극적 인수 방침 발표…최대 15만대 전기차 생산
암울하기만 했던 군산경제에 희망의 빛줄기가 비친 것은 지난 3월이었다.
MS그룹 컨소시엄이 한국GM 군산공장을 인수해 전기자동차를 생산하겠다고 발표했다.
MS그룹은 다음 달 말 공장을 공식 인수한 뒤 내년 1월부터 설비를 발주하는 등 본격적인 가동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어 2021년 1월에는 첫 번째 차종을 생산하고, 추가 투자 유치와 연구개발을 거쳐 2022년 7월부터는 생산 차종을 3개로 늘린다는 구상이다.
순차적으로 생산량을 늘려 2025년께에는 연간 최대 15만대를 만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에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자동차를 생산하지만, 적극적인 기술개발에 나서 5년 후에는 자체 브랜드를 내놓을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상 가동되면 직접 고용이 900명, 간접 고용이 2천명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전북도는 MS그룹 컨소시엄이 향후 자동차 시장을 주도할 전기자동차를 주로 생산하는 만큼 미래 자동차산업을 선도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새만금 신재생에너지단지 조성에 10조원 투입
새만금 신재생에너지단지 조성과 새만금국제공항 건립, 상용차산업 혁신성장 및 미래형 산업생태계 구축 등의 대형 사업도 잇따른다.
2022년까지 조성될 신재생에너지단지는 새만금 내측의 3GW급 태양광 발전단지와 군산 인근 해역의 1GW급 해상풍력 발전단지로 구성된다.
약 10조원의 민간 투자자금이 유입되고 연인원 200만명의 건설인력이 참여하게 된다.
지난 1월 말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받은 새만금국제공항 건설사업에는 이르면 2023년까지 9천700억원이 투입된다.
2조7천46억원의 생산 및 부가가치 유발 효과, 1만2천374명의 고용 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상용차산업 혁신성장 및 미래형 산업생태계 구축사업은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기술변화에 대응해 미래형·친환경 상용자동차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2024년까지 2천342억원이 투입되며, 1조4천631억원의 생산 및 부가가치 유발 효과와 5천907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쑹궈모터스와 체리자동차, 한국 나노스 등이 새만금에 각각 연 10만대와 5만대의 전기차 생산공장을 세우려는 움직임도 고무적이다.
◇ 산업위기지역 지정 2천억 투입…서민경제 숨통 터줘
산업위기지역과 고용위기지역 지정은 질식하는 지역경제에 숨통을 열어줬다.
이들 위기지역 지정으로 군산에 투입된 예산은 작년 한 해 자동차 및 조선 협력업체 지원비 134억원, 중소기업 경영안정자금 1천37억원, 대체 보완사업 육성비 600억원 등 2천억원이 넘는다.
올해도 실직자 지원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의 사업에 3천900여억원이 배정된다.
2천300억원 어치가 발행된 군산사랑상품권은 피폐한 골목상권에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했다.
군산경제의 회복세는 각종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4%대로 치솟았던 실업률은 3%대로 감소했고 한때 800가구를 넘어섰던 미분양 아파트도 500여 가구로 35% 이상 급감했다.
부동산 가격과 거래 건수 등도 최저점을 통과한 것으로 분석된다.
◇ 현대중 군산조선소 재가동하면 최대 5천개 일자리 창출
그러나 군산경제는 이제 바닥을 쳤을 뿐 1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어려운 실정이다.
MS그룹 컨소시엄의 전기자동차 생산까지도 2년가량이 걸린다.
정상 가동되더라도 GM 군산공장과 비교하면 고용 규모와 매출액 등에서 작지 않은 차이가 난다.
안창호 군산시 경제항만혁신국장은 "기대심리 측면에서는 이미 바닥을 쳤다고 본다. 그러나 실물경제가 완전히 회복하려면 2년 정도는 걸릴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실물경제의 빠른 회복을 위해 전북도와 군산시가 공을 들이는 것이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의 재가동이다.
재가동만으로 최대 5천여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최근 세계 조선 시황이 개선되고 있어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만 마무리되면 재가동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될 수 있을 것으로 전북도와 군산시는 기대하고 있다.
최근 군산을 찾은 송재호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도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과 관련해 희망의 씨앗을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강임준 군산시장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경제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 발굴, 시민의 적극적인 노력 덕분에 암울했던 시기는 이제 지나가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면서 장기적인 지역경제 활성화 사업을 차질없이 준비해 제2의 부흥기를 열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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