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 명운 걸린 '아스달 연대기'

입력 2019-05-28 15:02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 명운 걸린 '아스달 연대기'

고대사 조명·호화 캐스팅·막대한 제작비 등 강점이자 약점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송은경 기자 = 제작비만 회당 약 25억~30억원, 전례 없는 스케일에 제작사 주가도 부담을 고스란히 안았다.

tvN 새 주말극 '아스달 연대기'에 해당 채널을 보유한 CJ ENM과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의 명운이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대사 조명, 호화 캐스팅, 막대한 제작비라는 특징을 강점으로 굳힐 것인지, 아니면 반대가 될지에 방송가 시선도 쏠린다.



◇ 리스크 업은 초유의 시도…CJ와 스튜디오드래곤 '초긴장'

'아스달 연대기'는 국내 최초로 시도하는 '태고 판타지' 장르를 표방한다.

태고의 땅 '아스'에서 서로 다른 전설을 써가는 영웅들의 운명적 이야기를 그린다. 미국 HBO 대표작 '왕좌의 게임'을 자연스럽게 떠올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례가 없기 때문에 스토리는 물론 세트장, 언어, 의상, 부족 명칭 등 모든 것을 창작해야 했다.

물론 김원석 PD와 김영현-박상연 작가 등 '빵빵한' 제작진, 그리고 장동건, 송중기, 김지원, 김옥빈 등 호화 캐스팅, 막대한 제작비 등을 내세워 이러한 리스크를 최소화하려 애쓴 흔적이 보인다.

그럼에도 첫 방송을 앞두고 스튜디오드래곤은 주가가 요동친다. 연초만 해도 9만원대였던 주가는 이달 들어 두 자릿수 하락세를 나타내며 7만원대로 주저앉았다. 그러다 '아스달 연대기' 프롤로그 격 화면이 지난주 방송된 후 전날에는 작품에 대한 기대감 덕분인지 소폭 상승했다.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은 그야말로 '초긴장' 상태다.

CJ ENM의 경우 영화 '기생충'이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는 낭보를 전하면서 상승세인 상황으로, '아스달 연대기'가 나란히 '효자'가 될지 아니면 최근 흥행에 실패한 다른 역사극 전철을 밟을지 주목된다. 다만 후자일 경우 손해는 막심하다. CJ ENM도 스튜디오드래곤도 무조건 성공시켜야만 하는 상황이 됐다.

양측 관계자는 28일 "방송사(CJ ENM)는 '아스달 연대기'와 같은 대작 편성을 통한 채널 인지도 제고와 방송광고 매출 확보가 중요하다"라며 "텐트폴(제작사의 사업 성패를 가를 대작) 작품을 중심으로 전후 시간대 시청률이 모두 증가하는 효과가 있고, 광고도 패키지로 묶어 팔면 더 큰 매출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작사(스튜디오드래곤)는 글로벌 트렌드에 맞는 대작을 제작함으로써 세계 시장으로 뻗어 나갈 수 있는 명분을 확보할 수 있고, 콘텐츠 판매에서도 다른 작품의 실적까지 끌어올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라고 했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이러한 리스크와 기대, 부담을 최대한 가라앉히는 모양새다. 지나친 관심이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김영현, 박상연 작가는 프롤로그 방송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봐달라"고 재차 강조했고, 김원석 PD 역시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기대는 낮추고, 적어도 1·2회는 보고 이야기해달라"고 당부했다.



◇ "사극적 상상력 기대" vs. "심란하다"…방송가와 누리꾼도 주목

그럼에도 '아스달 연대기'에 잔뜩 쏠린 시선은 막을 수도, 외면할 수도 없다.

누리꾼들 역시 저마다 기대 또는 우려를 나타내며 첫 방송을 기다린다.

네이버 아이디 'over****'는 "'뿌리깊은 나무'와 '육룡이 나르샤'에서 보여준 김영현, 박상연 작가의 사극적 상상력을 믿는다. 배우들도 이 작품을 괜히 고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codn****'도 "소재와 장르가 생소해 걱정되지만 영화 '기생충' 역시 별로일 거라고 말한 사람이 많았는데도 황금종려상까지 받아왔다. 앞일은 모른다. '아스달 연대기'도 잘돼서 한국드라마가 많이 발전하길 바란다"라고 격려했다.

반면, 'uman****'은 "막대한 배우 출연료에 현장 스태프 처우는 열악한 국내 드라마 여건상 문제가 생기지 않을 수 없다"라며 최근 불거진 '아스달 연대기'의 장시간 근로 논란을 언급했다.

'juy2****'는 "새로운 시대를 다뤄서 성공한 작품이 별로 없다. 분장을 봐도 심란하다"라고 다소 직설적인 평을 남겼다.



전문가들은 '아스달 연대기'가 흥행해야 국내 드라마의 스토리와 장르는 물론 산업 자체의 스펙트럼이 넓어질 수 있다며 성공을 기원하는 모양새이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통화에서 "고대사 판타지를 시각적으로 구현하기는 쉽지 않고, 조선시대 같이 역사적 베이스도 없어서 대중이 스토리에 빠져들게 하기도 힘들다"라며 "예전에도 한류 스타들로 드라마 대작을 만들었는데 기대에 못 미친 적 있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작가들이 워낙 내공이 있는 까닭에 이런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라며 "'아스달 연대기'로 새로운 성공사례가 만들어진다면 한국드라마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기록을 쓰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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