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한나 아렌트, 쫓겨난 자들의 정치

입력 2019-05-28 07:00
[신간] 한나 아렌트, 쫓겨난 자들의 정치

모두의 혁명법·속초 보광사의 문화유산·지탱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 한나 아렌트, 쫓겨난 자들의 정치 = 양창아 지음.

한나 아렌트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가 '독일계 동화 유대인 지식인'이자 '무국적 난민' 관점으로 아렌트 사상을 조명했다.

쫓겨난 자들의 행위성 원리와 조건, 아렌트 행위 개념이 지닌 관계성, 쫓겨난 자들이 투쟁하고 다른 삶을 실험하는 장소, 추방된 이들의 언어를 분석했다.

저자는 "최근 아렌트에 대한 관심은 그가 보기 드문 여성 철학자라는 사실과 페미니즘에 기인한다"며 "아렌트는 27세부터 45세까지 무국적 난민이었고, 그 경험을 토대로 정치적 권리 박탈과 의미를 고찰했다"고 설명한다.

그는 아렌트 행위론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에게 가해진 폭력의 여파로 생겨났음을 지적하고, 과거에 일어난 사건이 향후 우리 세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학사. 416쪽. 2만3천원.



▲ 모두의 혁명법 = 신승철 지음.

프랑스 철학자 펠릭스 가타리가 1980년에 쓴 '분자혁명'에서 정리한 14가지 실천 강령을 생태철학 연구자가 해설한 책.

가타리가 내놓은 강령은 불교 간화선(看話禪) 화두처럼 메시지가 모호하다. 예컨대 첫 번째 강령은 '욕망을 조만간 사라질 주체적 상부구조로 생각하지 말라'이고, 마지막 강령은 '흐름을 해방시켜라. 책략에서 항상 앞서가라'이다.

저자는 분자혁명 강령에 대해 "소수자들이 어떻게 사랑과 욕망을 통해서 세상을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한 전략을 제시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그는 분자혁명의 메시지를 서로 연결된 자연, 사회, 마음에서 시작된 작은 변화가 돌이킬 수 없는 사회화학적 변화의 초석이 된다는 것으로 요약한다.

알렙. 468쪽. 1만8천원.



▲ 속초 보광사의 문화유산 = 최선일·정각 스님 외 지음.

강원도 속초 영랑호 근처에 있는 사찰인 보광사에 남은 문화유산을 소개했다.

17세기 중반에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목조지장보살좌상 재질과 연대 분석, 불상 복장 전적, 복장 직물, 지장보살상을 통해 본 조선 중기 정토신앙에 관한 글을 수록했다.

또 보광사 풍수담론, 보광사가 소장한 현왕도와 전적을 다룬 논고도 실었다.

온샘. 252쪽. 1만7천원.



▲ 지탱 = 김병욱 지음.

정치철학자인 저자가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33개 메타개념으로 정치 본질과 정치 방법을 풀어냈다.

그는 3·1운동과 임시정부를 근대 서구 민족주의 프리즘을 투영해 저항민족주의로 규정하는 시각을 거부해야 한다면서 "정치 본질은 지탱의 정치이고, 지배의 정치는 파생 정치"라고 주장한다.

여연제. 485쪽. 2만9천원.



psh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