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치·맥주·화장품 등 ISO·HACCP 국제품질인증 활발
2017년 의약품·전자 등 품질관리 의무화…전문가 "글로벌스탠다드 수용하는 시도"
(서울=연합뉴스) 정성조 기자 = 'ISO 인증' 류경 통배추김치, 'HACCP 인증' 대동강 맥주, 'GMP 인증' 봄향기 화장품.
이제 북한산 제품에서도 국제표준화기구(ISO)나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해썹),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같은 세계적인 생산관리·품질 인증 표시를 찾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니게 됐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28일 북한에서 국제 규격에 준한 품질 인증이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적인 규격과의 '동기화'가 가장 두드러지게 진행된 분야는 식료품이다.
남쪽에도 익숙한 대동강맥주는 이미 2008년 ISO9001(품질경영시스템) 인증을 취득했고, 이어서 ISO22000(식품안전경영시스템)과 HACCP 인증을 받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두 차례 현지지도에 나섰던 류경김치공장의 김치와 평양식료공장에서 만든 북한의 '국주' 평양소주 역시 ISO22000을 취득한 상품이다.
의약품 인증도 늘고 있다. 스위스와의 공동투자로 설립된 평스제약합영회사가 2007년 GMP 인증을 획득한 이래 현재 GMP 인증 단위는 '봄향기' 화장품을 만드는 신의주화장품공장까지 수십 곳으로 확대됐다.
북한의 국제 표준 활동은 최근 들어 새롭게 나타난 현상은 아니다.
북한은 1963년 ISO와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에 가입했고, 1974년에는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 1999년에는 국제표준상품코드(EAN)의 회원국이 됐다.
그런데도 오랜 기간 국제 표준 도입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던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 집권 후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지식경제를 이야기하고 국제적 기준, (국제) 상표 등록 같은 걸 강조하는 것은 '외국 것도 도입하고 우리 실력도 키우자'는 김 위원장 인식이 영향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북한이 지난 2017년부터 식품·의약품·화장품·차량·전자제품·의료기구·농약 분야에서는 품질관리 체계 완비를 법적인 의무사항으로 지정하면서, 국제 표준 도입은 더 속도를 내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의 이 같은 변화가 "무역이나 금융제도를 통해 국제사회에 편입되려고 하는 아주 중요한 시도"라며 "최근 들어 무역을 증대시켜야 경제성장을 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북한이 글로벌 스탠다드를 수용하려는 것"으로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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