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 "우리는 죽지 않아…승리할 것"(종합)

입력 2019-05-27 15:58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 "우리는 죽지 않아…승리할 것"(종합)

"장기 지구전 준비…미국이 밀어내지만 결국 산꼭대기에서 만나"

"애플은 나의 스승…애플에 대한 보복은 내가 가장 먼저 반대"

'기술절도' 주장에 "미국엔 그런 기술 없고 우리가 앞서 있어"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김윤구 특파원 = 중국 거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런정페이(任正非)가 미국 정부의 극한 압력에도 화웨이는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중국 관영 CCTV는 지난 26일 밤 그와의 인터뷰를 장시간 방송했다. 그는 지난 21일 중국 매체 합동 인터뷰를 하고 같은 날 CCTV와 따로 만났었다.

런정페이는 "우리가 죽을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승리는 우리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불사의 화웨이'라고 새긴 메달을 2만개 만들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미국에 의지하지 않고 완전히 자신에 의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중 무역 갈등과 관련해 "우리는 단기 돌격전이 아닌 장기 지구전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싸울수록 더 강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웨이가 최대의 위험을 맞았다는 견해를 부인했다.

그는 화웨이가 미국으로부터 압박을 받고 자신의 딸인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미국의 요구로 캐나다에서 체포되기 전이 오히려 가장 위험한 시기였다면서 "모두 주머니가 두둑해지자 힘든 곳에서 일하지 않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은 아마 가장 좋은 상태일 것"이라면서 "회사 전체가 분발하고 있으며 전투력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런 CEO는 화웨이의 반도체 자회사 하이실리콘(하이쓰)을 미국 기업에 매각할 뻔했다는 뒷얘기도 털어놨다. 계약서에 서명까지 했는데 상대측의 이사회 의장이 바뀌어 계약을 뒤집었고 결국 하이실리콘을 팔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최근 화웨이가 미국 상무부의 블랙리스트에 오르자 하이실리콘은 "미국의 선진 칩과 기술을 얻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위해 준비한 '비상용 타이어'를 쓸 때가 왔다"고 밝혔었다.

런 CEO는 자택 연금 중인 딸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는다면서 딸이 5∼6과목을 혼자 공부하고 있으며 "옥중 박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화웨이를 산 아래쪽으로 밀어내고 있다면서 "언젠가 양측은 산꼭대기에서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을 총검으로 찌르는 대신 껴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교육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자신이 교육에 관심을 두는 것은 화웨이가 아니라 국가를 위해서라면서 "교육을 중시하지 않으면 다시 가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번영하고 부강한 나라가 돼 다른 나라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는 일이 없기를 희망했다.

런 CEO는 미·중 무역 갈등의 근본 문제도 교육의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미국과의 경쟁에서 지금은 못 미치지만, 나중에 인재를 길러내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기자가 자신을 '민족 영웅'이라고 칭하자 "나는 전혀 영웅이 아니다. 영웅이 되고 싶은 적도 없다"고 답했다.

아울러 런정페이는 미국 매체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미·중 무역 갈등으로 애플사에 보복하는 행동에는 반대한다는 입장도 표명했다.

런 CEO는 "애플은 나의 스승이며 만약 애플에 보복하면 내가 제일 먼저 나서 반대할 것"이라면서 "애플은 세계를 선도하는 회사며 애플이 없으면 모바일 인터넷도 없다"고 언급했다.

그는 화웨이의 생존을 위해 자체 칩 공급을 늘리거나 스마트폰과 5G 분야에서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대안을 찾을 능력이 있다면서도 얼마나 빨리 내부 교체 작업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답변을 피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화웨이도 미·중 무역 협상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자신은 정치가가 아니다"면서 "우리가 어떻게 미·중 무역에 관련돼있냐"고 반문했다.

런 CEO는 화웨이가 미국의 첨단 기술을 절도해 성장했다는 미국 측의 주장에 대해 "미국은 그런 기술도 없으며 우리는 미국에 앞서 있다"면서 "우리가 뒤처져있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맹렬히 공격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화웨이가 중국 공산당과 관련성을 부인하면서 "미국이 앞으로 우리 물건을 사길 원해도 나는 팔지 않을 수 있으며 협상은 필요 없다"고 일축했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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