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바다세상](17) 곡식 쭉정이 골라내는 도구와 닮아 얻은 이름

입력 2019-06-23 08:01
[알쏭달쏭 바다세상](17) 곡식 쭉정이 골라내는 도구와 닮아 얻은 이름

껍데기 길이만 최대 30㎝, 담석증 치료에 좋은 헤비급 조개 키조개

고기류·야채와 함께 먹으면 영양 조화 금상첨화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비교 불가. 절대우위. 조개의 왕.

다른 조개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크고 영양도 풍부한 키조개.

키조개는 껍데기 최대 길이가 무려 30㎝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인 크기를 자랑한다.

생김새를 보면 껍데기 끝부분이 매우 뾰족하고 아래로 갈수록 점점 넓어지는 삼각형 모양을 하고 있다.

모양이 쌀이나 보리 등 곡식에서 쭉정이나 티끌을 골라내는 도구인 '키'와 비슷하다 해서 키조개라는 이름을 얻었다.

'채이조개', '게이지', '개두', '챙이조개', '게지', '치조개' 등 우리나라에서 불리는 이름도 다양하다.

키조개는 사새목 키조개과 연체동물이다.

껍데기는 회록갈색 또는 암황록색이다. 껍데기 안쪽 면은 검은색이고 진줏빛 광택이 난다. 껍데기가 얇아 잘 부스러지는 편이다.



인도, 태평양, 동인도, 필리핀, 남동중국해, 홍콩, 대만, 일본 등 전 세계적으로 분포하며 우리나라 키조개 주산지는 충남 보령 오천이다.

예전에는 전남 장흥 등 남해에서 많이 났으나 1970년대 들어서 서해 오천항 근처에 많이 서식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오천항이 주산지로 알려지게 됐다.

키조개는 바닷속 20∼50m 깊은 모래흙에 수직으로 박혀 있어 직접 잠수해서 채취해야 한다.

산란 직전인 봄에 살이 연해서 4∼5월이 제철이다. 산란기인 7∼8월에는 채취가 금지된다.

키조개는 단백질이 풍부한 저칼로리 식품이다.

필수아미노산과 철분이 다량 함유돼 동맥경화와 빈혈 예방에 좋다.

성장기 어린이 발육에 필요한 아연, 칼슘, 철 등이 다른 조개류보다 5∼20배 이상 많다.

타우린과 메싸이오닌 등 함황 아미노산이 풍부해 간 해독, 피로 해소와 시력 보호를 돕는다. 간 질환 및 담석증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불포화 지방산이 풍부하고 글리코겐과 아미노산이 다량 함유되어 다이어트에도 좋은 식품이다.



조리법은 까다롭지 않다.

키조개는 살이 고소하고 담백해 특별한 양념을 하지 않고도 비리지 않아 고유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미식가들은 키조개를 구이나 얇게 썬 회로 먹는 것을 추천한다.

쇠고기나 돼지고기와 함께 구워 먹으면 고기 기름기를 제거하면서 독특한 키조개 맛을 즐길 수 있다.

키조개는 다른 조개류처럼 식이섬유나 비타민 C가 부족하기 때문에 버섯이나 미나리 등 야채와 같이 먹으면 영양이 조화를 이뤄 금상첨화다.



키조개는 크기가 크고 껍질이 깨지지 않은 살아 있는 것을 골라야 한다.

껍데기 색이 진하고 투명한 감이 있어야 신선하다. 신선도가 떨어지는 키조개는 표면이 끈적끈적하다.

껍데기를 까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손질된 것을 사면 편하다.

손질한 키조개는 샤부샤부, 꼬치, 구이, 무침, 회, 초밥, 전, 죽, 탕 등 다양한 방식으로 조리할 수 있다.

버터를 발라 구운 키조개 관자는 어린이 영양 간식으로 좋다.

pitbul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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