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In] 1천20억짜리 기장 '꿈의 행복타운' 놓고 쪼개진 군심(郡心)

입력 2019-05-28 08:00
수정 2019-05-28 10:26
[현장 In] 1천20억짜리 기장 '꿈의 행복타운' 놓고 쪼개진 군심(郡心)

정관 신도시에 체육·교육·문화복합시설 짓는 3단계 사업

1단계 중 추가된 '온천수 개발' 둘러싸고 논란에 고발까지

군청 "불법 아니다" 반박…의혹 제기 구의원·주민 간 신경전도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부산 기장군 정관신도시에 1천20억원을 투입해 2023년까지 조성할 예정인 체육·교육·문화 복합시설 '꿈의 행복타운' 사업이 논란에 휩싸였다.

27일 기장군에 따르면 정관신도시 모전리 7만2천632㎡에 만들어지는 꿈의 행복타운은 모두 3단계로 진행된다.

2018년 초 1단계 사업이 착공해 현재 진행 중이다. 2023년까지 3단계 사업을 순차적으로 완료하는 것이 목표다.

사업비 1천20억원이 전액 군비로 투입된다.

1단계 사업은 국내 최대 규모 레인 수를 갖춘 실내수영장과 카페 등을 갖춘 수영센터를 만드는 것이고, 2단계 사업은 외국어 전용도서관·장난감 도서관 등이 포함된 에듀타운을 만드는 것이다.

3단계 사업은 야외 생활체육 시설을 비롯해 종합운동장을 조성하는 것으로 계획돼있다.

논란은 1단계 사업이 진행되던 중 올해 군이 설계변경으로 온천수 개발을 포함시키고 '온천공' 공사를 진행하면서 불거졌다.



군은 온천이 나오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지하수 개발사업으로 진행하다가 온천수가 나오면 온천 사업을 본격화하겠다며 계획을 세우고 진행했다.

온천개발 사업으로 처음부터 시작할 경우 실패 시 천공 부위를 모두 메워야 해 투입된 공사비를 모두 날릴 수 있다는 게 이유였다.

하지만 기장군 의회 맹승자 의원은 이런 방식이 '꼼수'이며, 시공업체와 기장군 간 유착으로 인해 생겼다며 경찰에 고발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맹 의원은 "온천개발을 하려면 미리 온천 영향 평가를 하고, 전문면허를 가진 업체가 온천허가를 받아 사업을 진행해야 하는데 1단계 공사 중 갑자기 설계변경을 통해 주먹구구식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게 말이 안 된다"면서 "온천공을 시공하는 업체는 온천개발 관련 전문면허가 없는데, 군청이 설명하는 천공작업은 직경 200㎜, 지하 1천m 아래를 그라우팅 등의 방식으로 작업하는 것으로 사실상 전문면허가 있어야 할 수 있는 공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까다로운 온천허가 조건을 업체가 피할 수 있도록 군이 돕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해당 업체는 전문건설 면허 없이 2014년부터 지금까지 27건의 사업을 따내며 기장군과 관계를 맺어 왔는데, 이전 사업들도 문제가 없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의혹 제기에 기장군은 발끈하고 나섰다.

기장군은 "사업 초기부터 온천수를 개발한다는 것에 대한 공감대가 있었고 자료로도 증빙할 수 있는 사안"이라면서 "그동안에는 수영장 건물 방향이나 카페의 배치 문제로 온천공 위치를 잡지 못했는데 할 수 있는 조건이 형성돼 설계변경을 통해 사업을 진행 하는 것이며, 온천 개발 계획은 관계자들이 다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온천공사를 지하수 개발로 시작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전문가를 통해 온천이 나오는 것으로 조사를 미리 했지만, 혹시 모를 경우를 대비해 지하수 개발로 진행하는 것"이라면서 "사업을 온천공사로 시작하는 경우 온천이 나오지 않을 경우 사업비를 모두 날리고 폐공해야 하지만, 지하수로 개발하는 경우는 지하수로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하수 개발 중 온천수가 나오면 온천개발로 인한 절차를 모두 밟아야 하는데 허가를 피하려는 꼼수라는 주장도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기장군의회가 이런 의혹으로 올해 1단계 사업 예산 50억을 삭감한 것을 두고도 행복타운 주민대책위와 군의원 간 신경전이 불거지고 있다.

맹 의원 등은 최근 군의회를 비난한 주민대책위 소속원 A씨 등 2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A씨 등은 이달 열린 기장읍민체육대회에서 '다 된 밥에 재 뿌리는 군의회', '군의원은 당리 당론에 의존하지 마라' 등의 현수막을 걸었다.

맹 의원 측은 A씨 등이 기장군수의 뜻을 대변해 군의원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주장하는 반면 주민대책위 측은 군수와 관련 없는 A씨 개인 의견이라며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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