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남측위 "北, 인도지원이 교착 해법 아니라고 분명히 말해"
6·15 공동행사 평양 개최 제안…"北, 조건 마련되면 진지하게 검토"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북측이 지난 23일 중국 선양에서 진행된 남측 민간단체와 실무협의에서 한국 정부가 근본적인 문제인 남북합의 이행보다 인도적 지원이나 남북협력사업에 더 초점을 맞춘다는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은 올해 6·15 공동선언 19주년을 맞아 남북 공동행사를 평양에서 개최하자는 제안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이하 남측위)는 27일 서울 종로구 통일로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방북 결과를 이같이 설명했다.
선양 실무협의에는 남측 조성우·한충목 상임대표 등 10명, 북측 양철식 6·15 북측위 부위원장을 비롯한 5명, 해외측 차상보 부위원장, 조선오 사무국장 등 총 17명이 참석했다.
북측은 협의에서 현 남북관계를 '교착국면'으로 진단하고서 인도적 지원과 남북 협력사업이 "남북관계 교착상태의 근본문제를 외면하고 우회하는 방편으로 왜곡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남측위는 전했다.
한 상임대표는 "북측은 교착을 푸는 해법이 대북 인도적 식량 지원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한 것 같다"며 "북측은 남북, 북미 간 정상이 합의한 내용으로 돌아가야 이 국면을 풀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북측은 개성공단 기업인 방북 허가가 '개성공단 재개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한국 정부의 언급에 대해서도 "왜 그런 전제를 해야 하는지" 불만을 표현했다. 다만 개성공단 방문 자체를 거부하는 입장은 아니었다고 남측위는 설명했다.
남측위는 북측에 다음 달 15일 평양에서 6·15 민족공동 행사를 함께 개최하고 7월 광주에서 열리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북측이 참가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북측은 "조건이 마련되면 전지하게 검토하겠다"고만 답했다.
남측위는 또 금강산 관광 재개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민간 차원의 금강산 방문사업을 제안했고 조만간 북측과 추가 협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남측위와 사단법인 겨레하나,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등 단체들은 지난 23일부터 26일까지 선양에서 북측과 릴레이 접촉할 예정이었지만, 북측이 협의 당일 취소를 통보했다. 북측이 다시 협의에 응해 23일 만남은 성사됐지만, 이후 철수해 추가 접촉은 진행되지 못했다.
남측위는 이번 협의에서 남북교류나 인도적 지원을 논의할 것이라는 추측성 보도가 나오자 북측이 협의 취지가 왜곡될 것을 우려해 철수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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