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구룡산 민간공원 개발 공고 놓고 찬반 갈등 심화

입력 2019-05-27 12:02
청주 구룡산 민간공원 개발 공고 놓고 찬반 갈등 심화

박완희 시의원·시민단체 "시민 의견 무시하는 불통행정"

한범덕 시장 "일몰제 발효 내년 7월, 더는 미룰 수 없어"

(청주=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 일몰제 문제와 관련, 청주시가 고시한 '구룡근린공원 민간공원 조성사업 제안 공고'를 놓고 민간공원 개발을 반대하는 단체 등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시민 환경단체 활동가 출신의 박완희 청주시의원은 27일 열린 43회 시의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시정 질문을 통해 "청주시는 주민 의견수렴 과정을 전혀 거치지 않고, 1만5천명 이상의 시민이 반대 서명을 하고 있는데도 구룡산 민간공원 개발 사업자 모집 공고를 고시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역 주민과 청주 시민의 의견을 무시하는 불통행정의 전형적인 모습이 아닐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또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진행한 구룡산 민간공원 개발사업 제안 평가 심의가 서면으로 진행됐다"며 "도시공원위원회의 이런 서면심의는 행정 절차상 무효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청주시는 그동안 구룡산 사유지(105만㎡) 보상비가 2천100억원에 달해 매입하지 못한다고 주장했으나, 사업 공고문에 적시된 공시지가를 토대로 유추해보면 1천억원이면 충분하다"며 "사업에 대한 타당성 검토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의심스럽다"고 강조했다.

한범덕 시장은 "도시공원 일몰제 발효가 당장 내년 7월로 아무 대책 없이 그대로 있을 경우 도시공원은 완전히 실효되게 된다"며 "더는 행정절차를 지체할 수 없어 구룡산 민간공원 개발사업 제안 공고를 했다"고 답변했다.

한 시장은 이어 "도시공원위원회의 사업 심의는 시민대책위원회의 강력한 반대 등으로 두 차례 심의가 무산된 바 있어 소집이 어렵다고 판단해 관련 규정에 따라 부득이 서면으로 추진하게 됐음을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한 시장은 토지보상비 관련 질의에 대해서도 "시가 제시한 토지보상비는 2015년부터 자체 조성 중인 공원들의 실제 감정평가액의 평균인 ㎡당 20만원을 대입해 산출한 것"이라며 "다만 구룡공원의 보상비는 민간사업자와 협약 후 실시하는 감정평가 결과를 통해 정확히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민간공원 개발사업은 제안사가 사업에 대한 수익성 검토를 통해 참여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민간개발 제안 공고 전 자체 타당성 조사는 실익이 없다는 판단"이라며 "공모를 통해 제안서가 접수되면 그 내용이 타당한지 면밀히 검토해 사업 추진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충북 도내 39개 시민 환경단체로 구성된 청주도시공원지키기시민대책위원회는 이날 청주시 제2청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청주시의 사업 공고는 시민 의견을 전혀 수렴하지 않은 졸속 행정"이라며 "구룡산 민간공원 개발사업을 전면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이어 "공고에는 7월 중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한다고 돼 있는데 후속 절차를 고려하면 10월에나 사업 시행자 지정 고시가 가능하고, 공원 내에는 맹꽁이 등 멸종위기 야생동물이 서식하기 때문에 환경영향 평가에서 계류될 확률이 높다"고 주장했다.

청주시는 지난 17일 시청 홈페이지에 구룡산 민간공원 개발사업 제안 공고문을 게재했다.

사업 참가 의향서 제출은 27일 오후 5시까지, 정식 사업제안서 제출은 다음 달 26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jeon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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