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테러 잔당 척결"…스리랑카군, 대대적 소탕 작전 개시

입력 2019-05-26 11:03
"부활절 테러 잔당 척결"…스리랑카군, 대대적 소탕 작전 개시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258명의 목숨을 앗아간 스리랑카 부활절 연쇄 폭탄 테러를 저지른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의 잔당을 소탕하기 위해 스리랑카군이 재차 대대적인 수색 작전에 나섰다.

26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스리랑카군 당국자는 전날 기자들을 만나 "콜롬보 인근 3개 지역에서 특별 봉쇄 및 탐색 작전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반이슬람 폭동이 일어나 무슬림 주민 1명이 숨지고 가게와 주택 등 건물 수백채가 파손된 스리랑카 북서부 지역에서도 비슷한 작전이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스리랑카에선 지난달 21일 콜롬보 시내 고급 호텔과 교회 등 8곳에서 연쇄적으로 폭탄이 터져 최소 258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중경상을 입는 참사가 벌어졌다.

스리랑카 정부는 현지 이슬람 극단주의조직 NTJ(내셔널 타우히트 자마트)와 JMI(잠미야툴 밀라투 이브라힘) 소속 극단주의 140명을 용의자로 지목했고,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도 배후를 자처했다.

스리랑카 정부는 이달 초 테러 용의자들을 전원 검거하거나 사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스리랑카 대통령은 국내 상황이 여전히 불안정하다면서 지난 23일 국가비상사태 기간을 한 달 더 연장했다.

이런 조처에는 무슬림과 다른 종교를 믿는 주민들의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스리랑카에서는 불교도가 전체 인구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많다. 이어 힌두교(13%), 이슬람(10%), 기독교(7%) 순이다.

이와 관련해 스리랑카 인권위원회는 경찰이 부활절 테러 이후 발생한 반무슬림 폭동을 예방하려고 노력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스리랑카 인권위는 최근 찬다나 위크라마라트니 경찰청장 대행에게 보낸 서한에서 "4월 21일 테러 이후 무슬림 공동체에 대한 보복성 폭력이 발생할 가능성이 뚜렷했는데도 어떠한 예방 조처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 무슬림을 공격하다 체포된 용의자들이 불분명한 이유로 석방된 뒤 재차 폭동을 벌인 사례가 확인됐다면서 이들이 석방되도록 누군가가 정치적 압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일각에선 이슬람과 여타 종교의 대립 구도를 만들어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고 그 틈에서 세력을 확장한다는 IS의 전략이 스리랑카에서 먹혀든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IS의 우두머리인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는 지난달 말 IS의 미디어 조직 알푸르칸이 유포한 영상을 통해 스리랑카 테러가 시리아 바구즈 전투의 복수라고 주장하면서 기독교를 상대로 '복수 공격'이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올해 3월 IS는 시리아 동부의 마지막 소굴 바구즈에서의 전투를 마지막으로 본거지인 시리아·이라크에서 모든 점령지를 상실했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