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월드컵] 흐름 바꾼 교체카드 엄원상 "선발 욕심난다"

입력 2019-05-26 08:25
[U20월드컵] 흐름 바꾼 교체카드 엄원상 "선발 욕심난다"



(비엘스코-비아와[폴란드]=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교체카드로 쓰인 엄원상(20·광주FC)이 '선발 카드는 어떻겠냐'며 무력시위라도 벌이는 것만 같았다.

엄원상이 속한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은 25일(한국시간) 폴란드 비엘스코-비아와에 있는 비엘스코-비아와 경기장에서 포르투갈과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을 치러 0-1로 패했다.

엄원상은 벤치를 지키다가 0-1로 끌려가던 후반 13분 전세진(수원)과 교체돼 자신의 첫 월드컵 그라운드를 밟았다.

키(173㎝)는 작지만 빠른 스피드와 돌파 능력이 뛰어난 엄원상을 팬들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의 무함마드 살라흐에 빗대 '엄살라'나 고속철도 'KTX'라는 애칭으로 부른다.

이날 엄원상이 투입된 뒤 경기 흐름이 크게 바뀌었다.

비록 득점으로 마무리하지는 못했지만 지지부진했던 대표팀 공격은 엄원상이 포르투갈의 오른쪽 측면을 크게 흔들어놓은 덕에 활기를 띠었다.

엄원상은 경기 후 먼저 "한국에서 올 때부터 우리 모두 이 첫 경기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준비했다. 우리가 원했던 결과가 아니어서 아쉽지만 아직 조별리그 두 경기가 더 남았다"며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해서 이겨야겠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이른 시간인 전반 7분 만에 트린캉에게 선제골을 내줘 무너지는가 싶었지만 더는 실점하지 않았다.



엄원상은 "그동안 준비해온 '선수비 후역습'이 잘 나왔다. 실점이 적었다는 게 중요하다"고 나름대로 의미를 찾았다.

그러고는 공격수로서 팀이 무득점에 그친 것을 지적하면서 "마무리 측면에서는 공격수들이 분발해야 한다"며 자책했다.

엄원상의 투입으로 경기 흐름이 바뀌었다는 평가에도 그는 자신의 경기력에 만족하지 못했다.

"아쉽다. 내가 들어간 뒤 우리에게 찬스가 있었는데 공격수로서 못 살렸다. 팀원들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 다음 경기에서는 반드시 공격포인트를 올려서 팀이 승리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 엄원상의 말이다.

그는 감독이 요구하는 자신의 역할과 관련해서는 "내가 들어가면 다른 선수들보다 공간이 많이 난다.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상대 뒷공간으로 침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포르투갈 수비수와 대결도 할 만했다는 엄원상은 다음 경기에서는 선발로 뛰고 싶다는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솔직히 월드컵이라 긴장도 되고 어려운 경기를 예상했다"면서 "그러나 전반전 벤치에서 다른 선수들이 뛰는 걸 보면 나도 빨리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컸다. 다음 경기는 선발 욕심이 난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오는 29일 남아프리카공화국, 6월 1일 아르헨티나와 맞붙는다.

16강 진출을 위해서는 반드시 잡아야 할 남아공전은 포르투갈전과는 달리 공격적인 경기 운영이 필요하다. 정정용 감독도 전술 변화를 예고했다. 엄원상에게도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이 크다.

hosu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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