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불안에 ETF도 채권형이 인기
채권지수 추종 ETF 거래대금 연초 이후 2배로 급증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이달 들어 주식시장이 불안한 장세를 이어가자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는 모습이다.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주가지수보다 채권지수를 추종하는 종목들의 거래가 최근 큰 폭으로 늘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채권지수를 추종하는 ETF 44개 종목의 5월(1∼23일) 일평균 거래대금은 1천18억원으로 지난달의 898억원보다 13.3% 늘었다. 지난 1월의 444억원과 비교하면 2.3배 수준으로 늘어난 셈이다.
이들 ETF의 현재 순자산 총액은 5조7천638억원으로 지난달 말(5조6천519억원)보다 1천119억원(1.98%)가량 증가했다.
해외 채권지수를 추종하는 ETF 9개 종목 역시 이달 일평균 거래대금이 6억8천만원으로 지난달(3억9천만원)보다 74.4% 늘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채권형 ETF 49개(주식 혼합형 포함)의 설정액은 5조5천780억원으로 연초 이후 2천990억원가량 늘었다.
국내 주식형 ETF 설정액이 같은 기간 987억원 증가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국내 채권형 ETF의 설정액 증가세가 한층 더 두드러져 보인다.
ETF 시장의 이런 추세는 이달 들어 미중 무역분쟁 격화로 국내외 주식시장이 크게 출렁이면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투자처로 분류되는 채권에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채권형 ETF(이하 인버스 제외)의 가격은 주식형 ETF보다 변동성이 적은 편이다.
국내 채권형 ETF 34개 종목의 이달(1∼24일) 평균 등락률은 0.29%로, 국내 주식형 ETF 233개 종목의 평균 등락률(-8.12%)에 비해 훨씬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같은 기간 해외 채권형 ETF 6개 종목의 평균 등락률도 2.76%로 해외 주식형 ETF 70개 종목의 평균 등락률(-5.74%)보다 선방했다.
게다가 채권형 ETF는 채권에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 환금성이 좋고 거래하기 편리하다는 점이 투자자들을 유인하는 요인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채권은 만기가 있어 매수 이후 유동성이 떨어지지만, ETF는 언제든 사고팔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최근 기관 거래가 늘고 있다"며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ETF 시장에서 채권 비중이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은 채권형 ETF 종목이 주식형보다 적지만, 최근 불안한 시장 상황으로 해외 채권 등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추가 종목의 상장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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