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 새 배설물 고사위기 버드나무 군락지 관광자원화

입력 2019-05-23 17:48
춘천시, 새 배설물 고사위기 버드나무 군락지 관광자원화

(춘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강원 춘천시가 소양강 하류 버드나무 군락지 훼손의 주범으로 지목된 민물가마우지와 공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키로 했다.



도심 소양 3교 인근 소양강 중간지대 버드나무에 둥지를 튼 민물가마우지떼는 매년 춘천시의 고민이다.

소양강 버드나무 군락지는 겨울철이면 상고대가 피어나는 명소이지만, 가마우지떼가 수년째 둥지를 틀고 배설물을 쏟아내면서 나무가 고사 위기에 내몰렸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춘천시는 2017년 소양강에서 서식하는 민물가마우지를 유해조수로 지정하기 위해 환경부에 건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민물가마우지가 농작물이나 과수 등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는 것으로 파악돼 유해조수로 지정되지 않았다.

이에 춘천시는 고사 위기에 놓인 버드나무 군락지를 관광 자원화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또 민물가마우지를 포획하거나 내쫓는 작업 대신 8월 말 고압 살수 물청소를 통해 버드나무 위 배설물을 제거하기로 했다.

민물가마우지의 산란기인 6∼7월 둥지나 알이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청소 기간은 8월 말에 하기로 했다.

배설물 제거 작업은 지난 2016년 한차례 실시한 이후 처음이다.



춘천시는 앞으로 연 1∼2회씩 버드나무 위 배설물을 제거할 방침이다.

특히 민물가마우지를 포함한 철새를 관광 자원화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한다.

이를 위해 올해 3억원을 투입해 소양강 일대에 길이 20m의 전망대를 만들어 자연 학습장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아울러 2020년까지 12억원을 들여 전망대 3곳과 산책길 1곳을 추가로 확충한다.

민물가마우지는 해안이나 바위섬, 하구 주변에서 주로 생활하는 하천가나 호수에서도 나타난다.

춘천시는 국립생물자원관의 자료를 토대로 올해 3월 기준 소양호 하류에서 발견된 민물가마우지는 1천875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예상했다.



조성원 강원자연환경연구소장은 "소양강 일대는 일반인이 민물가마우지 1천 마리 이상을 직접 관찰할 수 있는 전국 유일의 장소로 생태적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h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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