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4명 봉사활동 시간만 7천877시간…유별난 봉사왕 가족 화제
포스코 이상준 과장 "누군가 돕는 기쁨이 봉사활동 원동력"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포스코 포항제철소 후판부에 근무하는 이상준(52) 과장과 아내, 자녀 2명은 유별난 봉사왕 가족으로 불린다.
일반 가정에서는 가족이 간식이나 TV 리모컨을 놓고 경쟁하곤 하지만 이 과장 가족은 봉사활동을 놓고 경쟁하기 때문이다.
이 과장은 교대근무가 끝나고 특별한 일이 없으면 경북 포항시 남구 연일읍 집을 나선다.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사는 아파트 주변을 청소하거나 화단을 정리하고 계절에 따라 꽃을 심고 나무 가지치기를 한다.
이런 일이 남들에겐 봉사활동이겠지만 그에게는 일상생활이다.
주말에는 가족이 모여 복지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한다. 가족끼리 등산하러 가서도 쓰레기를 한가득 담아 내려온다.
초등학생 때부터 부모를 따라 봉사활동에 참여한 두 명의 자녀는 어엿한 성인이 된 지금도 여전히 봉사활동을 한다.
이 과장은 한동안 자신과 싸움이라는 마라톤에 빠져 살았다. 전국을 돌며 마라톤을 하다가 보니 가족과 관계가 소원해졌다.
가족 관계를 회복할 방법을 궁리하던 그는 가족이 함께하는 봉사활동을 택했다.
이 과장은 2007년부터 '가족과 함께하는 유강사랑 자연보호'란 봉사단체를 만들어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다.
이 단체 회원은 둘째, 넷째 일요일에 모여 자연보호 활동을 한다.
이런 봉사활동 덕분에 가족 간 대화가 늘었다. 자녀들은 부모보다 더 열심히 봉사활동에 빠질 정도로 한층 성숙해졌다.
그동안 행정안전부가 운영하는 1365자원봉사포털을 통해 인증한 봉사시간은 이 과장 4천307시간, 아내 박귀영(49)씨 2천150시간, 아들 원희(24)씨 600시간, 딸 세진(21)씨 820시간이다.
가족 4명 자원봉사시간을 모두 더하면 7천877시간이다.
이런 공을 인정받아 이씨 부부는 지난해 포항시로부터 자원봉사 인증서와 표창패를 받았고 아들 원희씨도 올해 3월 포항시로부터 표창을 받았다.
이 과장은 "봉사라는 단어를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바쁜 일상 속에서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기쁨이 그동안 봉사활동을 지속해 온 원동력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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