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美주관 태평양 연합훈련 함께 참가…초계기 갈등후 처음(종합)
오늘부터 '퍼시픽 뱅가드' 돌입…한·미·일·호 등 4개국
해상에서 우발상황 가정…실사격훈련·대잠수함전·기동훈련 등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한국과 일본이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초계기 갈등' 이후 처음으로 미군 주관 연합훈련에 함께 참여했다.
미군이 주관한 이번 연합훈련에 한국과 일본이 함께 참여한 것은 미국의 중재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으며, 한일 간의 군사갈등 봉합과 함께 본격적인 국방교류협력을 시도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복수의 정부 소식통은 23일 "한국과 미국, 일본, 호주 등 4개국이 참여하는 '퍼시픽 뱅가드'(태평양 선봉) 연합훈련이 닷새가량의 일정으로 오늘부터 시작됐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이번 연합훈련은 미군 주관으로 실시된다"면서 "미국이 한국과 일본의 참여를 요청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미국 측에서 초계기 위협 비행과 레이더 조사(照射·겨냥해서 비춤)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한국과 일본을 중재하기 위해 양국에 참여를 요청한 것"이라고 전했다.
태평양 괌과 마리아나 제도 인근 해상에서 이날부터 시작된 4개국 연합훈련에 한국 해군은 한국형 구축함(KDX-Ⅱ) 왕건함(4천200t급) 1척을 파견했다. KDX-Ⅱ의 네 번째 함정으로 2006년 5월 진수된 왕건함은 전투전대의 지휘 통제함이다.
대공방어와 지상작전 지원, 대잠수함 전투 등의 임무를 수행하며, 하푼 대함미사일, SM-Ⅱ 대공미사일, 5인치 함포 및 30㎜ CIWS(근접방어무기체계) 등으로 무장하고 있고, 대잠용 헬기를 탑재했다.
일본은 해상자위대 구축함인 아리아케, 아사히 등 2척을 보냈다. 미국은 7함대의 지휘함인 블루릿지함(1만9천600t급)과 유도탄순양함 앤티텀함, 유도탄 구축함 커티스 윌버함, 군수지원함, 전자전기(VAQ 132) 등을 파견했다. 호주는 호위함인 멜버른함과 파라마타함을 보냈다.
군의 한 관계자는 "해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우발상황을 가정한 종합훈련"이라며 "연합 기동훈련, 실사격훈련, 대함·대공 방어훈련, 대잠수함 작전, 해상 물자 보급 등 다양한 훈련이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군은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과 통신교환, 기동훈련 등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초계기 갈등 이후 양국 군 차원의 첫 교류로 평가된다.
앞서 양국은 초계기 갈등 봉합을 위해 지난달 10∼11일 국방 당국 차원의 비공개 접촉을 했다.
미국 7함대는 이번 연합훈련에 대해 "우리 군대의 통합을 촉진하고, 이 지역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사건에 대한 효과적인 협력적 대응을 가능하도록 하자는 취지"라며 "퍼시픽 뱅가드는 공유된 가치와 공동의 이익을 바탕으로 인도태평양 전역에 안보를 제공하는 같은 생각을 가진 4개의 해양 국가들이 능력을 강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해군 관계자는 "이번 훈련은 4개국 간 상호운용성을 높이고 한국 해군의 작전 및 전술 능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는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CVN-76)가 장기간 정비를 끝내고 22일부터 인도태평양에 투입됐다고 밝혔다. 레이건호는 2015년 가을 샌디에이고에서 인도태평양으로 전진 배치되어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CVN-73)를 대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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