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로 향하는 긴 행렬…아침부터 盧 전 대통령 추모 열기
문재인 대통령은 조화 보내 추모, 외국인들도 추모행렬 동참
(김해=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인 23일 봉하로 가는 추모객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서거 10주기 추도식은 이날 오후 2시 노 전 대통령 고향이자 대통령 묘역이 있는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엄수된다.
그러나 봉하로 향하는 걸음은 새벽부터 이어졌다.
묘역 현장안내를 맡은 노무현재단 관계자는 "아침 7시 이전부터 참배객들이 오기 시작했고 주차공간이 모자라 인근 농로까지 차가 빼곡하게 들어섰다"고 말했다.
유모차를 끈 젊은 부부, 지팡이를 짚은 어르신, 밀짚모자를 쓴 청년, 말쑥하게 양복을 차려입은 중년 신사, 아이 손을 잡은 엄마, 산배낭을 짊어진 아주머니 등 세대를 불문한 참배객들이 묘역을 찾았다.
참배객들은 묘역에 하얀 국화꽃을 바치거나 노란색 바람개비를 든 채 묵념을 했다.
노무현재단 회원인 전해숙(67·대구시)씨는 "오전 연차를 내고 봉하에 왔다"며 "며칠 전에 미리 참배했지만 꿈에 노짱(노 전 대통령)께서 나타나셔서 오늘 또 내려왔다"고 말했다.
한 여성 참배객은 "우리 대통령 잘되게 해 주세요, 남북관계가 좋아지게 해 주세요"라고 읊조리면서 절을 하기도 했다.
외국인들도 노 전 대통령 추모행렬에 동참했다.
동료들과 함께 봉하마을을 찾은 미얀마 출신 조무린(50) 씨는 "한국에서 20년 동안 살아 노 전 대통령이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잘 안다"며 "미얀마에도 김대중, 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이 잘 알려져 있다"고 소개했다.
정치권 등 각계각층에서 보낸 조화가 속속 도착했다.
2017년 18대 대선 후 치러진 서거 8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일 것"이라고 밝혔던 문재인 대통령은 조화로 추모를 대신했다.
생전에 노 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던 가수 고(故) 신해철 씨의 유족이 보낸 조화도 눈에 띄었다.
생가 옆 기념품점에는 노 전 대통령 상징인 노란색 바탕에 그가 밀짚모자를 쓰고 자전거를 타는 사진이 인쇄된 티셔츠, 양산, 바람개비가 그려진 노란 손수건 등 기념품을 사려는 추모객들로 북적였다.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자기가 직접 그린 노 전 대통령 초상화를 가지고 추도식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봉하마을 곳곳은 검색이 강화됐다.
추도식이 열리는 행사장은 X-레이 검색기와 금속탐지기 검문을 통과해야 입장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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