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3연패 속에 발견한 희망…토종 선발진

입력 2019-05-23 09:51
한화, 3연패 속에 발견한 희망…토종 선발진

장민재·김민우, 포크볼 그립 변화로 제구력 향상

패대기 공-볼넷 수 크게 줄어



(대구=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KBO리그 한화 이글스는 최근 3연패를 기록했다.

19일 KIA 타이거즈전을 시작으로 삼성 라이온즈와 2경기를 내리 패했다.

22일 삼성과의 원정 경기에선 8회 2사 이후에 동점을 내준 뒤 연장 12회 말 끝내기 희생타를 허용해 패배를 기록했다.

과정과 결과, 모두 뼈아프다.

그러나 한화는 연패 기간 희망을 발견했다. 바로 토종 선발 투수들의 성장이다.

19일 KIA전에서 패전투수가 된 김민우는 5회까지 2실점으로 호투했다.

6회에 수비진의 연이은 실책이 나오면서 아쉽게 패전투수가 됐지만, 가능성을 발견한 경기였다.

22일 삼성전에선 장민재가 눈부신 호투를 펼쳤다. 그는 6이닝 동안 2실점을 기록했는데, 볼넷은 단 한 개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제구력을 뽐냈다.

불펜진의 방화로 승리투수가 되진 못했다.



장민재와 김민우의 호투엔 이유가 있다.

두 선수는 올 시즌 초반 주 무기 포크볼에 변화를 줬다. 그립을 바꿨다.

포크볼은 검지와 중지 사이를 크게 벌려 공을 잡는 구종이다. 직구처럼 날아오다 타자 앞에서 갑자기 떨어진다.

포크볼은 휘는 각도가 커야 상대 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하기 쉽다. 공 끝이 떨어지지 않으면 밋밋한 직구와 다르지 않아 공략당하기 쉽다.

하지만 두 선수는 용기를 냈다. 검지와 중지 사이의 간격을 줄였다. 손가락 간격이 좁아지면 변화 각도가 줄어들지만, 제구력엔 도움이 된다.

한화 송진우 투수 코치는 "지난 시즌 그립을 바꾸면서 효과를 본 이태양이 장민재에게 조언했고, 장민재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포크볼의 제구가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송 코치는 "장민재의 변화는 김민우에게도 영향을 미쳤다"고 부연했다.

그립 변화는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포크볼 변화 각도를 줄이니 땅바닥에 내리꽂는 일명 '패대기 공'이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볼넷도 크게 줄었다.

장민재는 올 시즌 9이닝당 볼넷 1.66개를 기록해 규정이닝을 채운 KBO리그 전체 투수 중 9이닝당 최소 볼넷 4위를 달리고 있다.

김민우도 지난 KIA전에서 5⅓이닝 동안 단 1개의 4구만 기록했다.

한화는 장민재, 김민우의 호투로 토종 선발 자원 3명을 안정적으로 구축했다.

좌완 선발 자원인 김범수도 최근 2경기 선발 등판에서 모두 5이닝 이상 책임지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팀 성적은 6위까지 떨어졌지만, 반등의 희망은 있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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