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원자력연차대회 초청 외국전문가 "원전, 탈탄소화 기여"(종합2보)

입력 2019-05-22 18:35
제주 원자력연차대회 초청 외국전문가 "원전, 탈탄소화 기여"(종합2보)

에너지전환정책과 온도차…과기차관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 확보할 것"

한수원 사장, 한빛 1호기 사고 사과…"새로운 시장 개척해 생태계 유지"

(서울 서귀포=연합뉴스) 고은지 변지철 백나용 기자 = 한국 원자력산업 역사 60주년을 맞아 제주에서 열린 '2019 한국원자력연차대회'에서 외국인 초청 연사들은 원자력발전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를 냈다.

현 정부의 에너지전환정책에 맞춰 주제를 '원자력 60년, 새로운 역할과 책임'으로 정하고, 세부 세션도 안전과 에너지믹스에 방점을 둔 것과는 다소 방향성의 차이가 있었다.



22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원자력연차대회 기조강연 연사로 강단에 선 모하메드 알-하마디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에너지공사(ENEC) 사장은 "전 세계 에너지산업의 탈탄소화(Decarbonization) 정책에 원자력 에너지가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하마디 사장은 "원자력은 청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를 공급하면서 탈탄소화 노력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세계는 수력 등 다양한 에너지원과 함께 탈탄소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UAE의 평화적인 원자력 에너지 프로그램의 역사와 추진현황을 설명하면서 한국수력원자력의 차세대 원전인 'APR1400'(신형경수로1400)을 언급했다.

알-하마디 사장은 "APR1400 기술을 받아들여 바라카 원전 1호기를 건설했고, 실제 운영을 앞두고 있다며 "한국은 지난 60년간 이룩한 훌륭한 원전 기술을 통해 UAE의 탈탄소화를 함께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한수원은 APR1400이 미국 연방관보에 실리며 현지 최종 설계인증을 위한 법제화 마무리 절차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현재 NRC 설계인증이 유효한 노형은 AP1000 등 미국 노형뿐이다. 한국의 APR1400이 미국 외 노형 중유 일하게 설계인증을 코앞에 두고 있다.

알-하마디 사장은 "한국이 훌륭한 원자력 전문가를 양성해 설계·건설·정비 등 다양한 분야에 공급한다면, UAE는 한국의 기술을 바탕으로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국 내에 일고 있는 반원전 감정을 목도했다"며 "(한국의 원전 산업은) 도전과제에 맞닥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연사인 마리아 코르스닉 미국원자력협회(NEI) 회장은 세계 기후변화에 따른 원자력 에너지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코르스닉 회장은 "원자력은 청정 가스를 배출해 탄소 배출에 따른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다"며 "원자력을 옹호하는 이유는 경제, 환경을 보호하는 데 중요한 에너지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또 "최근까지 미국은 청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를 찾는 과정에서 원자력을 배제하는 실수를 저질렀다"며 "MIT와 구글, 그리고 미 정부까지 현실적인 대안은 원자력 없이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에너지와 경제, 환경을 보호하는 데 원자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무탄소 에너지원이 기후변화를 막는다는 데 글로벌 기업 모두가 동의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한국은 원자력에서 경제 우위에 있다. 이러한 경제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투자를 계속 해야한다"면서 "다만 새로운 원자력 시장을 꾸려 신뢰를 줘야 하며 혁신과 투자를 계속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코르스닉 회장은 강연에 앞서 기자간담회에서도 "원자력 에너지는 청정에너지이고 복원력이 강하며 24시간 가용할 수 있는 에너지"라고 장점을 열거했다.

또 한국의 에너지전환 정책을 이해한다면서도 "기후변화 문제가 심각해질수록 원자력 에너지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기 때문에 한국이 원자력발전에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한국원자력산업회의 회장인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기념사에서 "국내에서는 원전 비중이 다소 축소되더라도 해외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반드시 산업 생태계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한빛 1호기 원전 출력 과다 사고와 관련해선 "이번주 원자력 생일을 맞이했지만, 지난주 약간의 사고가 있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이를 계기로 더욱 안전하게 운전하겠다고 약속한다"고 사과했다.

문미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은 축사에서 "세계 평화와 번영, 그리고 안전과 생태계 사이클을 완성해가면서 혁신 성장에 기여하는 새로운 원자력 60년으로 열어가겠다"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 확보 정책 방향을 설정하고 에너지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일에 정부가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주영준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은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안)'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했다.



앞서 산업부는 지난달 19일 공청회에서 공개한 안에서 204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30∼35%로 늘리는 대신 원전은 신규 원전을 짓지 않고 수명이 다한 노후 원전은 폐지하는 방식으로 줄여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주 실장은 "산업 발전에 원자력이 기여해 온 것에 감사를 표한다"며 "앞으로 60년의 에너지 분야 성과도 정부와 함께 만들어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행사에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프랑스, 영국, 캐나다, 아랍에미리트(UAE) 등에서 원자력 전문가 500여명이 참가했다.

21∼22일 이틀간 이어진 연차대회 기간 중 '2019 국제원자력산업전'도 함께 진행됐다.

국제원자력산업전에는 한국수력원자력, 한전KPS[051600], 한국전력기술, 한전원자력연료, 두산중공업[034020],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 오라노, 프라마톰, 웨스팅하우스, OCNI 캐나다, ㈜이에스다산 등 4개국 13개의 원자력 관련 기관과 회사가 참여해 39개 부스를 열고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선보였다.

한국원자력연차대회는 1986년 제1회 대회를 개최한 이후 이번까지 34회째 열렸다.

eun@yna.co.kr, bjc@yna.co.kr, dragon.m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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