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자유광장 등장한 '탱크맨'…"6월4일 기억해주길"
톈안먼 유혈진압 30주년 앞두고 설치돼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대만의 관광 명소인 중정기념당 앞 자유광장에 탱크 모양의 초록색 대형 풍선이 등장했다.
탱크의 포신 맞은편에는 흰 셔츠에 검은 바지를 차림의 남성 모습을 형상화한 풍선이 놓였다.
22일 대만중앙통신사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톈안먼(天安門) 시위 유혈 진압 사태 발생 30주년을 맞아 대만 타이베이에 '톈안먼 탱크맨'을 형상화한 설치미술품이 들어섰다.
'탱크맨'은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시위 때 진압에 나선 탱크 행렬에 맨몸으로 맞선 한 중국 시민에게 붙여진 별명이다.
1989년 AP통신 기자가 찍은 '탱크맨 사진'은 시위 진압을 위해 베이징 도심을 질주하던 탱크 4대를 한 청년이 가로막은 모습을 앵글에 담았다.
이 사진은 톈안먼 민주화 시위를 전 세계에 알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화인민주서원(華人民主書院)이라는 단체는 톈안먼 사태 발생 30주년을 맞아 대만 시민과 세계인의 관심을 환기하기 위한 차원에서 '탱크맨' 조형물을 설치했다.
톈안먼 시위 때 탱크에 깔려 두 다리를 잃은 팡정(方政)은 21일 이 조형물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많은 사람이 나처럼 장애인이 됐고, 나는 탱크 밑의 운 좋은 생존자"라며 "모두가 6·4(톈안먼 시위 유혈 진압일)를 기억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자유광장에 이런 설치 예술품이 들어선 것은 매우 흔치 않은 일이고 중요한 일"이라며 "대만과 세계인들이 폭정에 맞닥뜨렸을 때 탱크맨이 보여주는 용기를 가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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