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한국新 2개 한다경 "광주서 러데키랑 뛰고 싶어요"
여자 자유형 800m·1,500m 한국신기록 수립…"아시안게임 때 부족함 많이 느꼈죠"
(서울=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케이티 러데키(미국) 선수와 같은 조에서 뛰어보고 싶어요."
우상의 이름을 말하는 한다경(전북체육회)은 신이 난 표정이었다.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에 출전할 국가대표를 뽑기 위해 진행된 경영 국가대표 2차 선발대회.
대회 마지막 날인 21일 펼쳐진 여자 자유형 800m 결승에서 한다경은 4번 레인 스타트 대에 올랐다.
레이스 초반 경쟁자들을 근소하게 앞서던 그는 중반 이후 격차를 벌리며 독주를 시작했다.
다른 선수들을 멀찌감치 따돌린 한다경은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8분 39초 06의 한국신기록이었다.
경기장 내에는 신기록 수립을 알리는 축하 방송이 흘러나왔다. 물에서 나온 한다경은 전광판을 확인한 후 두 손을 머리 위로 번쩍 치켜들었다.
세계수영연맹(FINA) A 기준기록(8분 38초 56)에는 살짝 미치지 못했지만, 대한수영연맹(KSF) 기록(8분 45초 97)은 무난히 넘었다.
그는 19일 열린 자유형 1,500m 결승에서도 16분 32초 65를 기록해 지난해 자신이 세웠던 한국기록(16분 33초 54)을 0.89초 단축했다.
경기 후 만난 한다경은 "두 종목 다 한국기록을 깰 줄은 몰랐는데 얼떨떨하다"며 "1,500m는 연습 때도 워낙 기록이 잘 나와 어느 정도 예상했는데, 800m는 조금 의외"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대회 내내 코치 선생님과 주변 분들이 응원을 정말 많이 해주셔서 더 이를 악물고 레이스를 했다"고 전했다.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던 한다경은 만족스럽지 못한 기록으로 아쉬움을 삼켰다.
800m에서는 8분 48초 38에 그쳤고, 1,500m 역시 자신의 기록에 훨씬 못 미치는 16분 58초 57에 머물렀다.
한다경은 "작년 아시안게임 때 다른 나라 선수들과 뛰며 스스로 부족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고 했다.
이어 "이번 시즌 들어와서 기록이 많이 줄었다. 1,500m는 13초가량 기록을 당겼고 800m도 10초 정도 단축했다"며 "전북으로 내려온 이후 잘 맞는 코치님을 만나 운동하다 보니 경기력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FINA A 기준기록을 통과하지 못하고 KSF 기록만 통과한 선수들은 1위에 오른 종목 수와 2019 FINA 포인트(세계 기록과의 개인 최고기록의 차이를 토대로 계산하는 점수) 등을 고려해 출전 우선순위가 매겨진다.
따라서 두 개의 한국신기록을 세우며 2관왕에 오른 한다경은 광주세계선수권 출전 가능성이 커졌다.
한다경은 '수영 여제' 러데키와의 대결을 소망했다.
러데키는 2017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서 '세계선수권 3개 종목(여자 자유형 400m·800m·1,500m) 3연패'라는 역사를 쓴 장거리 수영 스타다.
한다경은 "우리나라에서 세계선수권이 열리는 만큼 출전한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며 "특히 내 우상인 케이티 러데키 선수와 같은 조에서 꼭 뛰어보고 싶다"고 별렀다.
그는 "우리나라가 장거리 강국이 아니라 해외 선수 영상을 주로 보고 연습했는데, 러데키 선수의 영상을 특히 많이 봤다"며 "그와 함께 경기하게 된다면 더욱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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