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반군 "드론으로 사우디 공항 내 군시설 타격"
사우디, 보복 경고…美-이란 긴장 속 양측 충돌 격화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가 드론(무인기)으로 사우디아라비아 남부 나지란 공항을 공습했다고 AP·로이터통신이 2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반군이 운영하는 알-마시라TV는 이날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남쪽으로 840㎞ 떨어진 나지란 공항 내 군사 시설을 드론으로 공습했다고 밝혔다. 나지란은 예멘 국경과 인접한 지역이다.
반군이 나지란 공항의 미군 시설을 겨냥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작년 미국 정보요원들이 나지라 공항에 근거지를 두고 예멘 국경 지역의 미 특전사 병력 배치를 지원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사우디 측은 반군이 나즈란 공항 내 민간시설을 목표물로 삼았다면서 "강력한 반격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우디는 반군을 '이란의 테러리스트 군사조직'이라고 비난해왔다.
사우디는 이번 공습으로 사상자가 발생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반군의 이날 공격은 미국의 이란 핵 합의 파기와 이에 따른 이란의 핵 개발 활동 재개 등을 둘러싸고 양국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뤄졌다.
미국-이란 간 갈등 와중에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반군과 미국이 지원하는 사우디 간 충돌도 격화하는 양상이다.
지난 14일에는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송유 펌프장이 드론 공격으로 가동이 하루 중단됐다.
반군은 공격 직후 드론 7대를 이용해 사우디 내륙을 동서로 관통하는 송유시설을 '성공적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또 사우디 국영 알 아라비야 방송은 20일 반군이 이슬람 성지 메카와 최대 상업 도시 제다를 겨냥해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 사우디군이 이를 요격했다고 보도했으나 반군은 이를 부인했다.
반군은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의 군사·산업시설 등 핵심 표적 300여곳에 대한 자료를 축적했다면서 추가 공격을 경고했다.
예멘 내전은 2015년 3월 사우디와 UAE가 예멘 정부를 쿠데타로 전복한 반군을 몰아내고 수니파 정권을 수립하고자 군사 개입을 감행하면서 본격화했다.
지난 4년간 지속한 내전으로 약 1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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