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찾아온 물놀이 계절…수상 레포츠 안전 주의보
전체 수난사고 중 10% 물놀이서 발생…"준비운동 필수"
(수원=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지난 14일 오후 4시 40분께 경기도 안산시 방아머리 선착장 남서쪽 500여m 해상.
'카이트 보드'를 즐기던 A(72) 씨는 바람이 약해지면서 공중에서 떨어진 연과 함께 물 아래로 빠졌다.
카이트 보드는 물 위에 대형 연을 띄운 뒤 연줄을 잡고 보드를 타는 수상 레포츠다.
사고 직후 A 씨에게 카이트 보드를 가르쳐주던 B(57) 씨가 구조를 위해 사고 현장으로 다가갔지만, 연과 함께 떨어진 연줄이 A 씨 다리를 감고 있어서 구조가 여의치 않았다.
물에 빠져 오도 가도 못 하는 이들을 본 주변인들의 신고로 해경이 출동했고, A 씨 등은 이날 오후 5시께 큰 부상 없이 해경에 구조됐지만, 자칫 인명피해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다.
영상 30도에 육박하는 이른 초여름 더위가 찾아오면서 물놀이 사고에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1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지역에서 발생한 수난사고는 총 1천050건으로, 이 중 10.2%를 차지하는 108건이 계곡 등 물놀이나 수상레저 중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세부 항목별로는 계곡·급류사고가 45건으로 가장 많았고, 물놀이 중 익수가 43건, 수상레저가 20건으로 뒤를 이었다.
2017년에는 전체 수난사고 583건 중 77건(13.2%)이 물놀이 중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난사고의 원인은 준비운동 부족이나 깊은 수심에 무리하게 입수하는 등 부주의에서 비롯된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해양 레저 시설이 늘고 수상 스포츠의 종류도 다양해지면서 사고 유형도 늘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가장 잦은 것은 바나나보트나 수상스키 등을 타고 빠른 속도로 수면 위를 달리다 물에 빠지는 유형이다.
특히 바나나보트나 땅콩 보트 등은 비교적 여러 명인 5∼10명이 탑승하고 대부분 수상레저를 처음 접하는 초보자들이 많아 사고 대응력이 떨어져 자칫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다.
대형 튜브를 이용해 높은 곳에서 수면으로 떨어지는 블롭점프나 미끄럼틀의 일종인 워터 슬라이드같이 물가에 설치된 시설을 이용하던 중 사고를 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실제로 2017년 5월 충북 옥천군 대청호에서는 일행 3명과 바나나보트를 타던 A(당시 30세) 씨가 보트가 뒤집히며 물에 빠져 숨졌다.
같은 해 6월 강원 춘천시 남산면에서는 B(당시 56세) 씨가 일행 3명과 블롭점프를 타다 물에 빠져 치료 끝에 숨지기도 했다.
소방 관계자는 "수상레저 중 부상 위험을 줄이기 위해선 입수 전 준비운동을 통해 근육이 놀라지 않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탑승 전 구명조끼나 안전모 등 안전장비를 착용하는 것도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평택해경 관계자는 "최근 해상에서 신종 해양 레저 스포츠 이용자가 많아지고 있다"며 "바다에서 레저를 즐길 때는 안전 수칙을 준수하고, 사고가 발생하면 긴급 신고 전화로 즉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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