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기업들 "방북 일정 3개조 이틀씩은 돼야"

입력 2019-05-21 15:19
개성공단 기업들 "방북 일정 3개조 이틀씩은 돼야"

"美하원 개성공단 설명회 위해 다음 달 10~15일 방미"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정부의 승인에 따라 방북 채비를 하고 있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21일 일괄 방북이 아닌 3개 조(組) 정도의 순차 방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방북 기간으로는 1개 조마다 최소 이틀 이상을 정부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개성공단기업협회는 이날 서울 여의도 협회 사무실에서 방북 준비를 위한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 간담회를 열고 현재 상황을 공유하고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아직 북한과 구체적 협의가 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통일부와 기업과의 협의도 아직 안 됐지만 조만간 진행되리라 예상한다"며 "정확한 (설비 상태) 파악을 위해 이틀씩 정도는 볼 수 있도록 통일부에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한꺼번에 전 기업이 다 들어가기는 어렵기 때문에 3개 조 정도로 나누고 날짜를 달리 해서 방북을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개성공단에 생산시설을 두고 있는 이들 기업인은 지난 2016년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응한 정부가 그해 2월 10일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 조치를 발표하자 곧바로 공단에서 철수했다.

이들은 간담회에서 이번 방북승인에 대해 "너무 늦었다"면서도 "9번째 신청 만에 방문 승인이 난 자체는 대단히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협회는 또한 다음 달 10~15일 미국을 방문해 미국 하원에서 열리는 개성공단 설명회에 참석하는 등 개성공단 바로 알리기에 나설 계획이다.

정 회장은 "협회 비대위가 행사를 추진했고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아태 소위의 공식 초청을 받아 설명회를 열게 됐다"며 "협회 측에서 4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도 동참을 요청해서 함께 참석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한때 검토하던 유엔 방문은 하지 않는 대신, 워싱턴DC와 로스앤젤레스 등지에서 현지 언론 인터뷰 및 공단 관계자들과의 면담, 교포기업인 간담회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3대 회장을 지냈던 김학권 재영솔루텍 대표는 "12년간 개성공단이 실질적으로 남북의 가교 역할을 했지만, 미국인들은 이런 실상을 잘 모른다"며 "지금까지 개성에서의 기업활동과 북한의 변화 등을 상세히 알려주고 공단의 가치를 충분히 이해시켜주기 위한 일정"이라고 말했다.

정기섭 회장은 "남북관계 전반이 개성공단의 재개 없이는 진척이 전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입주기업 우리를 위한 것이 아니라 한계에 처한 국내 경제에 돌파구를 마련하고 불씨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남북 경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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