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속의 섬' 제주 추자도, 희귀 동·식물 낙원…940종 서식

입력 2019-05-21 11:30
'섬 속의 섬' 제주 추자도, 희귀 동·식물 낙원…940종 서식

생물다양성연합 조사보고서, 희귀식물에 미기록 거미 발견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제주 섬 속의 섬 추자도에 세계가 지정한 희귀식물과 미기록의 독특한 곤충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추자도 일대에서 시행한 국가생물다양성기관연합 제23차 공동학술조사 결과를 보고서로 최근 발간했다고 21일 밝혔다.

국가생물다양성기관연합(이하 생물다양성연합)은 생물 다양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2017년 16개 국내 유관기관이 모여 구성한 기구다.

생물다양성연합은 추자도에 식물 406종과 조류 69종, 곤충 303종, 어류 46종, 버섯 69종, 거미 53종 등 940여종의 희귀 동·식물들이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했다.

생물다양성연합은 식물 중 산림청 지정 희귀식물 6종(문주란·눈향나무·섬오갈피·덩굴민백미꽃·연화바위솔·세불석위)과 특산식물 2종(산이대·할미밀망)을 포함한 총 96과 406종을 관찰했다.

문주란과 눈향나무, 섬오갈피, 덩굴민백미꽃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가장 시급히 보호해야 할 '절멸' (1등급)로 지정한 희귀 종이다. 연화바위솔과 세불석위도 세계자연보전연맹이 보호종 8등급 중 5등급의 '취약' 단계로 지정·보호하는 종이다.

생물다양성연합은 이번 학술조사에서 추자도에서 버섯 총 26과 42속 69종을 발견했으며 이 중 국내 미기록종인 '미치광이버섯'류(Gymnopilus crociphyllus)가 추자도에 자생하는 것으로 확인했다.



생물다양성연합은 곤충의 경우 넓적송장벌레와 남방노랑나비, 물결부전나비, 소철꼬리부전나비 등 총 9목 77과 303종을 발견했다.

국립수목원과 국립중앙과학관 공동 조사팀은 추자도 자생 나비 중 국내 미기록종인 '주머니나방'(Nipponopsyche fuscescens) 유충을 발견해 내기도 했다.

생물다양성연합은 추자도 자생 거미(총 17과 43속 53종) 중 일본 고유종인 '알거미'와 '진드기거미'류의 거미가 국내 최초로 추자도에서 서식하는 것을 확인했다.

조류의 경우 매(멸종위기 1급·천연기념물 제323-7호), 붉은새매(멸종위기 Ⅱ급·천연기념물 323-2호), 흑비둘기(멸종위기 Ⅱ급·천연기념물 제215호), 팔색조(멸종위기 Ⅱ급·천연기념물 제204호), 두견이(멸종위기 Ⅱ급·천연기념물 제447호), 벌매(멸종위기 Ⅱ급), 조롱이(멸종위기 Ⅱ급), 섬개개비(멸종위기 Ⅱ급) 등 총 10목 30과 69종을 관찰했다.



나용해 세계유산본부장은 "보고서에 수록된 자료들이 추자도는 물론 제주의 자연자원 변화와 모니터링에 기초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추자도는 한반도와 제주도의 중간지점에 자리 잡고 있어 생물의 진화과정을 밝히는 중요한 지역이다. 그러나 추자도의 종합적인 생물상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왔다.

생물다양성연합은 소속 기관 등 총 24개 국·공립 및 사립기관 소속 80여 명의 생물 다양성 전문가들과 함께 이번 조사를 진행했다.

이들 전문가는 지난해 5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추자군도의 상추자도, 하추자도, 횡간도, 추포도 일대에서 조사를 진행했다.

ko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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