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에도 잇따라 한국新…임다솔 "광주대회 메달 노릴 것"
국가대표 선발전서 배영 100m·200m 한국 신기록…"연습 때 페이스 더 좋았다"
(김천=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준비한 만큼은 아니지만…그래도 나름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경기였어요."
잇따른 한국 신기록에도 임다솔(아산시청)은 담담했다.
20일 경북 김천 실내수영장에서 펼쳐진 2019 경영 국가대표 2차 선발전 여자 배영 200m 결승.
4번 레인에서 레이스를 펼친 임다솔은 경쟁자들을 큰 격차로 따돌리고 1위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전광판에는 2분 9초 49라는 기록이 표시됐고, 경기장 내에는 한국 신기록 경신을 알리는 축하 방송이 흘러나왔다.
2017년 MBC배 전국수영대회에서 자신이 세웠던 2분 9초 77의 한국 신기록보다 0.28초 빠른 기록이었다.
임다솔은 18일 열린 배영 100m에서도 1분 00초 44로 한국 신기록을 새로 썼다.
19일에는 주 종목이 아닌 배영 50m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배영 100m와 200m에서 여유 있게 국제수영연맹(FINA) A 기준기록을 통과한 임다솔은 오는 7월 열리는 광주세계선수권 출전 티켓을 두 장 확보했다.
경기 후 임다솔은 "준비한 만큼 기록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나름 만족하는 경기"였다고 이번 레이스를 평가했다.
그는 "연습할 때 페이스가 더 좋았다"며 "그만큼 준비도 많이 했었는데 아쉽다"고 밝혔다.
임다솔을 지도하는 황혜경 코치는 "원래 2분 7초대, 느려도 8초대를 예상했었다"며 "긴장한 탓에 시합 때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임다솔은 고등학교 때부터 퇴행성 허리디스크를 앓고 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국가대표팀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던 중 허리를 다쳤는데 그때부터 디스크가 생긴 것 같다고 임다솔은 설명했다.
통증은 점점 심해졌다.
임다솔은 "통증이 심할 때는 훈련은커녕 가만히 앉아있기도 힘든 정도"라고 전했다.
그는 "허릿심을 많이 요구하는 스타트 훈련은 통증이 있으면 아예 하지를 못 한다"며 "너무 아플 때는 물 밖에서 자세 연습만 하고, 통증이 잦아들면 훈련을 이어갔다"고 밝혔다.
그는 허리뿐 아니라 어깨 통증도 심하다고 했다.
인터뷰 내내 오른쪽 어깨를 주무르던 임다솔은 "예전에 어깨 힘줄이 끊어진 적이 있다"며 "최근에는 팔꿈치까지 통증이 내려왔다"고 말했다.
임다솔은 부상이 아닌 재활을 택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수영은 물에 대한 '감'으로 하는 건데 수술로 운동을 쉬면 이를 금방 잃게 된다"며 "수술을 하는 순간 선수 생명이 끝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임다솔은 황혜경 코치를 강하게 믿고 있었다.
"황 선생님을 믿기 때문에 몸이 더 안 좋아진다는 생각은 안 한다"며 "통증에 따라 훈련을 조절해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학교 때부터 임다솔을 가르친 황 코치는 피지컬 트레이너인 남편과 함께 임다솔을 돌보고 있다.
황 코치는 수영 지도를 담당하고, 남편은 임다솔의 디스크를 관리한다.
황 코치는 "재활과 훈련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세계선수권 대회에 맞춰 컨디션 관리에 집중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광주 세계선수권에서의 목표를 묻자, 임다솔은 "배영 100m와 200m 모두 결승에 오르고 싶다"고 밝혔다.
옆에 있던 황 코치는 "제 생각은 다르다"며 "연습 때처럼 2분 7초대가 나와준다면 메달 권도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그러자 임다솔은 "사실 저도 컨디션만 좋으면 나오면 충분히 메달을 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선생님 말씀대로 결승 진출뿐 아니라 메달까지 노려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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