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좀 해주오"…경북도·포항시 포스코에 구애

입력 2019-05-20 17:29
"투자 좀 해주오"…경북도·포항시 포스코에 구애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경북도와 포항시가 포스코에 포항 투자를 촉구했다.

이강덕 포항시장, 서재원 포항시의회 의장, 전우헌 경북도 경제부지사는 20일 서울 포스코센터를 방문해 최정우 포스코 회장을 만났다.

이들이 최정우 회장을 예방한 이유는 포스코가 최근 포항지역 투자에 소극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포항에 7천억원 규모 침상코크스 공장을 건립하는 계획을 검토했으나 낮은 경제성을 이유로 계획을 보류했다.

침상코크스는 제철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 콜타르를 활용해 만드는 바늘 모양의 고탄소 덩어리다. 이차전지 소재인 음극재와 전극봉의 원료가 된다.

포스코는 2004년 이후 15년간 포항제철소에 1조9천297억원, 광양제철소에 3조90억원을 신규투자해 상대적으로 광양에 신규투자를 많이 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침상코크스 공장의 경우 경제성이 낮아 투자를 보류했다"며 "신규투자는 포항에 적게 했지만 설비투자는 포항에 많이 한 만큼 전체 투자액은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포항시와 경북도는 부지 한계나 경제성 등 현실적 어려움과 별도로 정치적 논리가 작용하지 않았는지 의심하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 등은 최정우 회장을 만나 "포스코케미칼이 침상코크스 제조시설 포항 건립을 갑자기 보류하고 광양 증설투자로 돌아선 것은 무척 당황스러운 일"이라며 "포항공장 내 침상코크스 투자는 이철우 도지사가 지난해 9월 포스코에서 최 회장과 만나 약속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또 "배터리시장 폭발적 성장을 고려해 포항 블루밸리산업단지에 이차전지용 음극재, 전극봉공장 부지를 대규모로 확보하는 등 적극적인 조기 투자가 필요하다"며 "이런 투자는 지진으로 고통받는 주민에게 포스코가 신뢰와 희망을 주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포스코 신사업 투자가 광양에 집중돼 있어 지역사회에서는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며 "지난해 11월 최 회장이 발표한 '2030년 매출 100조원, 영업이익 13조원' 달성을 향한 청사진에 포항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투자를 부탁하며 경북도와 포항시는 신사업투자에 모든 행정 절차에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약속을 지키지 않은 이유를 따져 묻고 앞으로 적극 지원할 테니 투자해달라는 강온전략을 내민 셈이다.

이와 관련한 포스코 측 반응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포항시 관계자는 "투자와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은 시간이 좀 지나야 정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ds12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