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가사' 블랙넛 2심서도 무죄 호소…"힙합 팬들은 용인"
"직설적이지만 모욕 의도 없어…한 줄 때문에 싸잡아 모욕 치부 씁쓸"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자작곡의 가사와 무대 공연 등으로 다른 여자 가수를 성적으로 모욕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래퍼 블랙넛(본명 김대웅·30)이 항소심에서 재차 무죄를 호소했다.
블랙넛은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0부(김병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 발언 기회를 얻어 "가사와 퍼포먼스가 자극적이고 직설적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상대를 모욕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힙합 음악을 한 동기는 솔직하고 숨기지 않는 매력 때문"이라며 "충분히 힙합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용인될 수 있는 가사와 퍼포먼스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해자의 창작물을 보면 저와 비슷한 곡들도 썼다"고 반론하기도 했다.
블랙넛은 "(제 창작물의)단어가 문제가 됐지만, 전체적 메시지를 보면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을 뿐"이라며 "단어나 가사 한 줄 때문에 전체를 싸잡아 모욕, 성희롱이라고 치부하는 것은 씁쓸하다"고도 말했다.
다만 그는 "어찌 됐든 가사와 퍼포먼스로 인해 사회적으로 물의가 된 데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며 "앞으로는 신중하게 생각하고 창작활동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블랙넛의 변호인 역시 "원심에서는 6가지 행위를 유죄로 인정했는데, 각각의 행위에 대해 모욕죄를 지나치게 확장해 인정했다"며 재차 유·무죄를 다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블랙넛은 자작곡에 래퍼 키디비(본명 김보미·28)를 성적으로 모욕하는 가사를 쓴 혐의 등으로 키디비에게 여러 차례 고소돼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블랙넛의 행동을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래퍼들 사이에서 서로 공격하는 문화가 일상적이어서 모욕적인 가사를 사용한 것이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는 블랙넛 측의 주장을 검증하기 위해 대중문화 전문가의 의견을 받아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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