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베이징, 스모그·꽃가루 이어 이번엔 강풍 엄습…4명 숨져

입력 2019-05-20 15:33
中베이징, 스모그·꽃가루 이어 이번엔 강풍 엄습…4명 숨져

강풍에 외부 활동 자제령…항공·철도 취소·연기 잇따라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중국 수도 베이징(北京)에 강풍이 몰아쳐 4명이 숨졌다.

20일 국제재선(國際在線·CRI)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최고 초속 17.9m의 강풍이 베이징 전역을 강타하면서 길가의 나무가 뽑히거나 부러지는 사고가 발생해 남성 3명과 여성 1명이 사망했다.

베이징 기상국은 지난 19일 오전부터 강풍 청색경보를 발령했다가 퉁저우나 순이, 옌칭 등 일부 지역에 바람이 더욱 거세지자 황색경보로 격상했다.

중국의 강풍 경보는 강도에 따라 청색, 황색, 오렌지, 홍색 순으로 발령된다.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등에는 태풍급 바람에 나무가 주차된 승용차를 덮치거나 보행자들이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하는 동영상이 대거 올라올 정도였다.

베이징 창핑 지역의 한 건물에서는 강풍으로 유리창이 무더기로 깨지면서 유리 조각이 인근 유치원으로 떨어져 안전사고 위험이 제기되기도 했다.

베이징 도로 일부가 강풍으로 통제됐고 베이징 공항 또한 51편이 운항 취소됐으며 열차 2편도 연기됐다.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시아 문명 대화 대회'의 부대 행사인 아시안 페스티벌과 아시안 문명 퍼레이드도 19일 오후에 중지되기도 했다. 세계원예박람회 또한 20일 유관 행사를 취소했다.



이에 따라 중국 기상국은 시민들에게 강풍이 잠잠해질 때까지 외부 활동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베이징 교육 당국 또한 초중고교에 모든 실외 활동을 중지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이달 중순까지는 베이징에 봄철 꽃가루가 엄습해 알레르기 환자가 속출한 바 있다.

베이징시는 1970년대부터 공기 오염을 줄이려는 목적으로 포플러와 버드나무를 대대적으로 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나무들에서 나온 대량의 솜털 모양 꽃가루가 매년 4월부터 5월까지 봄철마다 시 전역을 덮으면서 시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함박눈이 오듯이 날아오는 하얀색 꽃가루에 시민들은 마스크를 쓰고 외출하고 있으나 온몸에 달라붙는 꽃가루로 베이징 병원에 환자들로 넘쳐났다.

아울러 베이징은 난방이 시작되는 겨울철이나 바람이 불지 않는 날에는 도시 전체가 흐려지면서 공기질지수(AQI)가 100이 넘는 날이 많다.

심하면 AQI가 400∼500을 넘는 경우도 있어 시 당국은 인근 지역의 공장 이전 등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성과는 크지 않은 편이다.

베이징의 한 시민은 "바람이 불지 않으면 베이징은 스모그 대란이 일고 바람이 불면 너무 세서 걸어 다니기 힘들 정도"라면서 "올해 봄에는 꽃가루마저 괴롭혀 살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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