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총기규제 강화 국민투표서 66%가 찬성

입력 2019-05-19 22:47
스위스, 총기규제 강화 국민투표서 66%가 찬성

EU와 동일한 수준으로 규제…'EU 종속' 반대 여론 눌러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유럽 국가 중 총기 소지가 비교적 자유로운 스위스에서 유럽연합(EU) 수준으로 총기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이 국민투표 결과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9일(현지시간) 공영 RTS 등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투표 마감 후 나온 출구조사에서 66%가 총기규제를 EU 수준으로 강화하는 안에 찬성했다.

스위스 연방정부는 국민투표에 앞서 유럽 지역 내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솅겐 조약에서 배제될 수 있다며 EU 규정에 따라 총기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사냥, 사격 클럽 등을 중심으로 중립국인 스위스가 EU에 종속될 필요가 없으며 전통적인 총기 문화 등이 훼손될 수 있다는 반대 목소리도 나왔다.

EU는 2015년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총격 테러로 130여명이 숨지는 참사가 벌어지자 총기 통제에 관한 논의에 착수, 2017년 총기 구매와 소유를 엄격하게 제한한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살상력이 큰 반자동 총기의 민간 유통을 사실상 금지했고 총기 부품 일련번호 부여 등 총기 추적이 가능한 장치를 도입했다.

권총 탄창에는 20발을 초과해 총알을 넣을 수 없도록 했고, 일부 총기는 길이에 제한을 뒀다.

18세부터 30세 사이에 민방위로 군 복무를 해야 하는 스위스에서는 전통적으로 총기 소유에 관대한 문화가 있었다.

군에서 자신이 사용하는 총기는 탄약을 장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집에 보관할 수 있다.

1999년까지 총기규제가 각 칸톤(州)의 권한에 속했기 때문에 전체 유통된 총기가 몇정이나 되는지 국가 통계도 따로 없다.

2017년 비영리기구 스몰 암스 서비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스위스는 전 세계에서 16번째로 인구 대비 총기 소지 비율이 높은 국가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스위스에서 민간이 소지한 총기가 10명당 3정꼴인 230만정이라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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