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공무원들 일 너무 안 해' 주 35시간 강제하기로
하원서 공무원도 '주 35시간 적용' 법안 통과…근로시간 늘게 돼
정부 "주 35시간도 못 채우는 공무원 총 31만명"…야권·공무원 반발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공무원들도 주 35시간 근로제의 적용을 받도록 하는 방안이 하원에서 통과됐다.
법정 근로시간만큼도 일하지 않는 공무원들이 많다는 이유로 정부와 집권당이 밀어붙였는데 야당과 공무원들은 반발하고 있다.
19일(이하 현지시간) 르 파리지앵 등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집권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는 지난 17일 밤 하원에서 진통 끝에 공무원 조직법 개정안을 표결로 밀어붙여 통과시켰다.
프랑스 공무원들이 법정 근로시간인 주 35시간(연 1천607시간)도 일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정부와 집권당이 이런 개정안을 밀어붙인 이유다.
프랑스 회계감사원(IGF)은 지난 3월 연간 법정 근로시간인 1천607시간도 일하지 않는 공무원들이 전국에 31만명에 이른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중 19만명은 맡은 직무가 특별히 어렵거나 위험한 일도 아닌데 특별한 이유도 없이 주 35시간에 못 미치게 일을 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나머지 12만명이 주 35시간에 못 미치게 근무하는 것은 야간근무, 일요근무, 위험하고 어려운 직무 등에 따른 것으로 집계됐다.
제라르 다르마냉 예산 장관은 의회에서 "19만명이 주 35시간을 채워 일하게 되면 3만명의 공무원을 충원하는 효과와 같다"면서 법안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그는 "우리 공무원들도 기업처럼 주 35시간을 채워 일했으면 한다"면서 "이것은 효율성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프랑스 정부는 국가직 공무원, 국공립 병원에서 근무하는 보건의료 공무원, 지방정부 공무원을 상대로 특별한 예외가 아니면 주 35시간을 기본적으로 채워 근무하도록 할 방침이다.
다만 개정 법률은 국·공립학교 교사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교사들이 이미 주 35시간을 채워 근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야당들은 반발하고 있다.
프랑스 공산당(PCF)의 스테판 포 의원은 지방정부 같은 경우 행정의 자율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공무원들을 뒤에서 공격한 짓"이라고 비난했다. 공화당의 올리비에 말레 의원도 정부가 "인습을 타파한다고 과시하면서 허세를 부리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공무원들도 반발하고 있다. 법 개정안이 공무원들의 근무시간을 강제로 늘리는 대신 추가적인 금전적 보상 방안을 명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집권당 측은 "공무원들은 이미 35시간 근로하는 만큼의 보상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공무원들은 이미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집권한 뒤 대표적인 개혁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의 공무원 조직이 지나치게 비대하고 비효율적이라면서 2022년까지 정원 12만명을 감축하겠다고 공언했고, 공무원 노조들은 이에 반발해 여러 차례 산발적인 총파업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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