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부총리 "EU 최악의 적, 포퓰리스트 아닌 현 집행부"
살비니, 유럽의회 선거 앞두고 외신 기자회견…"포퓰리스트가 EU 구해야"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유럽의회 선거가 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내무장관이 EU의 최대의 적은 포퓰리스트들이 아니라 현행 집행부라고 주장했다.
살비니 부총리는 17일(현지시간) 북부 밀라노에서 열린 외신기자협회와의 기자회견에서 "EU는 현 정치적 엘리트들에 의해 잘못 운영되고 있다"며 "부당하게 반(反)유럽이라는 딱지가 붙은 포퓰리스트들이 EU를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살비니 부총리는 작년 6월 서유럽 최초로 출범한 이탈리아 포퓰리즘 정부의 부총리 겸 내무장관을 맡아 난민 구조선에 이탈리아 항만을 봉쇄해 주변국과 마찰을 빚고, EU의 재정 규약에 반기를 드는 등 EU와 지속적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EU 회의론자들은 유럽을 현재 통치하는 사람들이고, 반유럽주의자들은 유럽통합의 꿈을 악몽으로 변모시킨 중도좌파와 중도우파 정당"이라며 "유럽의 적은 현재 권력을 잡고 있는 자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여러분들이 지금 거리에 나가서 10명을 붙잡고 '현재 유럽에 만족하느냐'고 물으면, 아마 8명은 '아니다'라는 대답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내 목표는 EU의 권한을 제한하고, 교역과 농업, 예산규정 등에 있어 회원국의 권한을 복원하는 것"이라며, 다만, 불법 난민 송환 등 난민 문제에 있어서는 EU 차원의 공동 입장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우리는 적은 사안을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유럽에 대한 강한 믿음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유럽의회 선거에서 유럽 내 포퓰리즘 세력을 규합해 중도파들이 장악해 온 EU의 지형 변화를 꾀하고 있는 살비니 부총리는 18일 자신의 고향인 밀라노에 유럽 11개국의 극우·포퓰리즘 정당들을 불러모아 대규모 선거 유세를 펼칠 예정이다.
이날 유세에는 독일, 프랑스,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핀란드, 덴마크, 벨기에, 체코, 슬로바키아, 불가리아, 에스토니아 등 11개국의 극우·포퓰리즘 정당들이 자리를 함께 한다.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이끄는 헝가리 포퓰리즘 정당은 불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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