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도 기분은 맑음'…3천여 어린이가족 기부 마라톤 참여(종합2보)

입력 2019-05-19 14:31
수정 2019-05-19 16:41
'비와도 기분은 맑음'…3천여 어린이가족 기부 마라톤 참여(종합2보)

연합뉴스·세이브더칠드런 공동주최…참가비 전액 기부

궂은 날씨에도 3천명 "즐겁고 보람찬 나눔 달리기"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아이들이 모든 좋은 환경에서 자라날 수는 없지만 좋은 꿈을 키워나가야 하죠. 올바른 성인으로 성장해 건강한 공동체 구성원이 되길 바랍니다" (이준명 씨·37)

가정의 달인 5월을 맞아 가족 화합을 다지고 전 세계 빈곤 아동에게 희망을 전달하는 국제어린이마라톤이 19일 오전 10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와 국제 아동구호 비정부기구(NGO) 세이브더칠드런이 공동 주최했다.



가족 단위 참가자 3천명이 참가해 평화의 광장 주변 4㎞를 걷거나 달리며 국내외 아동 인권에 대해 생각해 볼 시간을 보냈다.

오 준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오늘은 세이브더칠드런이 생긴 지 100년째 되는 날"이라며 "비가 와 쌀쌀하지만 즐거운 시간을 가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성부 연합뉴스 사장은 "가정의 달을 맞이해서 가족과 함께 자리를 함께 해주셨는데 행복한 시간을 보내시길 빌겠다"고 축사했다.

세이브더칠드런 홍보대사 연예인 박경림도 무대에 올라 "비가 나무, 꽃, 식물의 생명을 움트게 하는 것처럼 오늘 여러분의 발걸음이 아이들의 희망을 움트게 해줄 것으로 생각한다"며 참가자들을 격려한다.

세이브더칠드런 코트디부아르 사무소 파마리 바로 총괄 디렉터도 이번 행사에 참가해 "코트디부아르에서는 매년 600명의 산모가 출산하다 숨지고 모든 아이가 학교에 가진 못한다"며 "이들을 도와주기 위해 지원해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공식 행사가 끝난 뒤 참가자들은 간단한 몸풀기를 끝내고 출발지로 이동했다.

아침부터 내린 비로 인해 참가자 대다수가 우비를 입거나 우산을 들었지만 표정은 밝았다.

9살, 7살 남매와 함께 일산에서 온 이준명 씨는 "사실 일기예보를 보고 참석을 해야 할지 고민을 했는데 작년에 참여한 아이들이 올해도 가고 싶다고 졸라서 기분 좋게 왔다"고 말했다.

이 씨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비가 오면 야외활동을 하기 힘든데 이렇게 기부도 하면서 안전하게 각종 체험을 즐길 수 있어 즐거웠다"고 했다.

마라톤 구간 곳곳에 설치된 말라리아존, 저체온증존, 세이브워터존, 스쿨미(세이브더칠드런이 진행하는 아프리카 여아 교육지원 사업)존 등에서 빈곤 아동들이 겪는 고통을 생각해보는 참가자들도 많았다.

서울 관악구에 사는 김 진(35) 씨는 "6살 딸 아이, 남편과 함께 달리기를 완주했다"며 "아이가 어리고 비까지 와서 걷고, 달리고, 아이를 안고, 마지막에는 아이를 유모차에 태워 결승선을 통과했다"고 즐거워했다.

김 씨는 "아이 신발이 다 젖어서 걱정했는데 정작 딸은 너무나 즐거워했다"며 "달리기로 추억도 쌓고 기부도 할 수 있어서 기분 좋게 달리기를 마쳤다"고 덧붙였다.

많은 참가자들이 마라톤을 끝낸 후 비가 그친 행사장 주변을 꼼꼼히 둘러보며 세이브더칠드런의 각종 캠페인 활동에 참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날 의료지원 활동을 나온 삼성서울병원 응급의학과 윤 희 교수는 "비가 와서 찰과상을 입으신 분도 계셨는데 크게 다친 분 없이 행사가 마무리됐다"며 "날씨가 좋지 않았지만 참가자들 모두 안전하게 달리기를 마치고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 참가비는 1인당 1만원이며 이는 전액 국내외 빈곤 아동 사업과 아동 인권 개선 사업에 쓰인다.

국제어린이마라톤은 '달리는 것만으로도 전 세계 아동을 살릴 수 있습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2011년부터 진행됐다. 올해는 지난 5일 세종에서 열렸으며 서울에 이어 부산(5월 25일)에서도 열린다.



sujin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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