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휩쓰는 '아프리카돼지열병'에 中축산업계 "국가적 재난"

입력 2019-05-17 10:09
중국 휩쓰는 '아프리카돼지열병'에 中축산업계 "국가적 재난"

중국 축목업협회 회장, 국제 돼지포럼서 확산 방지책 호소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 전역을 휩쓸고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African swine fever·ASF)에 대해 중국 축산업계 대표가 '국가적 재난'이라고 규정하면서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중국 축목업협회(CAAA) 리시롱 회장은 16일(현지시간)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열린 제6차 '국제 돼지 포럼' 및 제16회 '중국 돼지 산업 발전 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국제 돼지 포럼은 '세계 돼지 엑스포'와 함께 양돈 업계의 양대 모임이다.

세계 돼지 엑스포는 다음 달 미국 아이오와주 디모인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주최 측이 ASF 바이러스의 전파를 우려해 행사를 취소했다.



리 회장은 포럼에서 "ASF는 중국에서 가장 심각하고 재앙적인 이슈가 됐다"면서 "양돈 업계 어떻게 ASF의 확산을 막고 양돈산업을 회복할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면적인 바이오 안전 조치가 취해진다면 ASF를 막고 통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포럼에서는 ASF 확산 방지책과 함께 돼지고기 공급 대책이 논의됐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8월 북부 랴오닝(遼寧)성의 한 농가에서 ASF가 처음 발병한 후 9개월도 안 돼 31개 성·직할시·자치구로 전역으로 퍼졌다.

돼지 사육이 줄어들면서 중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육류인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돼지는 중국인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국민 육류'이며, 중국은 세계 최대의 돼지고기 소비시장이다.

헝다(恒大·에버그란데) 증권의 쉬가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3월 "올해 말에 분명한 돼지고기 부족 사태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면서 "올 2분기 말에 소비자물가지수가 약 3% 상승하고, 돼지고기 가격의 급등을 포함한 인플레이션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위캉전(于康震) 중국 농업농촌부 부부장(차관)은 지난 3월 ASF 발생 사례가 최근 급감했다면서 '잠정적인 승리'를 선언했지만, 축산업계의 ASF에 대한 공포심은 여전하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치사율 100%인 바이러스 출혈성 돼지 전염병이지만 구제역과 달리 예방 백신이 없다.

당초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에서 발생해 1960년대 서유럽으로 퍼진 뒤 1990년대 중반 유럽에서는 박멸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야생멧돼지 등을 통해 동유럽에 전파된 ASF는 지난해 8월 중국에서 발생한 뒤 베트남까지 번졌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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