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드스트림2 환경에 악영향"…환경운동가들 가스관 점거
가스관 속에서 스케이트보드 타며 시위…"가스, 석탄만큼 파괴적"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환경운동가들이 올해 준공을 앞둔 러시아-독일의 천연 가스관 '노드 스트림 2'를 점거하고 나섰다.
16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최소 5명 이상의 기후변화 반대 활동가들이 노드 스트림 2가 당국의 주장보다 환경에 더 해롭다며 독일 북부 브랑엘스부르크 인근의 가스관을 점거했다.
활동가 중 한 명인 핀은 가스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세간에 알리고 싶어 오전 5시 30분(GMT 3시 30분)부터 가스관에 있었다고 BBC에 말했다.
그는 "독일에서 가스가 핵심 기술인 것처럼 홍보하지만, 그것은 석탄만큼 파괴적"이라며 "환경의 위협은 국가적 이익보다 훨씬 더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화석 연료 및 그것과 관련된 사회적·환경적 불평등에 대항하는 저항 세력의 일부"라면서 "현행 경제 시스템은 착취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현 상황에 반대하며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핀은 가스관 안에서 스케이트보드를 탔다며 이는 "가스관을 하프파이프(스케이트 보딩용으로 만은 구조물)로 활용해야 한다는 아이디어를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 주 경찰은 "환경 활동가들의 안전과 건강이 최우선순위"라며 산소 측정기를 지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의 점거로 가스관 공사가 일시적으로 중단됐다고 덧붙였다.
노드 스트림 2는 러시아 국영 기업인 가스프롬이 추진하는 천연 가스관 프로젝트다.
1천225km 길이의 이 가스관은 러시아에서 발트해를 관통해 독일까지 이어지며, 공사가 마무리되면 독일로 공급되는 러시아산 가스의 양은 두 배로 늘어난다.
그러나 유럽연합 회원국들은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종속을 우려하며 수년 전부터 반대 의사를 표했다.
유럽연합은 현재 가스 수요의 40% 정도를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새 가스관이 가동되면 가스 공급량이 연간 550억㎥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역시 일부 상원의원이 노드 스트림 2에 대한 제재안을 추진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이 러시아의 인질이 됐다고 비난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반면 독일은 새 가스관에 막대한 투자를 해온 데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가 이 사업에 관여하고 있어 우호적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독일의 에너지 기업인 우니퍼와 빈터샬뿐 아니라 네덜란드-영국의 셸과 오스트리아의 OMV, 프랑스의 엔지(Engie) 등이 관여하고 있다.
이에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지난 2월 중부 및 동부 유럽 국가들을 설득하기 위해 독일이 러시아산 에너지에 종속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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