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탈매지 AP통신 평양지국장, 일본서 심장마비로 사망
도쿄 거점으로 거의 매달 방북 취재…2014년 이례적 백두산 취재도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에릭 탈매지 AP통신 평양지국장이 일본에서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고 AP통신이 16일(현지시간) 전했다.
AP는 57세인 탈매지 지국장이 일본에서 달리기를 하다가 심장마비를 일으킨 후 이번 주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2013년 평양지국장에 임명된 탈매지는 도쿄를 거점으로 하고 거의 매달 방북해 북한 관련 기사를 써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북한의 변화에 대한 기사를 주로 써왔으며 접근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북한 주민의 일상과 관련한 보도에도 관심을 기울여왔다.
2014년에는 북한 당국의 취재허가를 받아 일주일간 자동차로 백두산과 개마고원을 다녀오기도 했다. 감시원이 붙어있고 북한 주민과의 대화가 금지되는 등 통제가 엄격하기는 했으나 북한이 서방 기자에서 장거리 취재허가를 내준 것은 극히 이례적이었다.
탈매지 지국장은 2015년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언론이) 북한을 건설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묘사하거나 너무 쉽게 경멸과 조롱에 기대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면서 "평양지국장으로 있으면서 평범한 북한 주민들이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가족과 재산, 건강, 친구에 대해서 신경 쓰는 것을 보고 놀라움을 느꼈고 안심이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갔다가) 집에 돌아오면 아침에 일어나 '오늘 아무데나 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면서 "바닷가에 갈 수도 있고 영화를 보러 갈 수도 있다. 그냥 집에서 감자 칩을 먹는다고 해도 아주 자유로운 기분이다. 더는 이런 걸 당연시 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방북에 동행하기도 했던 테드 앤서니 AP통신 아태담당 국장은 탈매지 지국장이 자신에게 '북한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은 하지도 마라. 어디보다도 구석진 곳이 많은 곳'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면서 "그는 충분한 취재와 호기심, 끈덕짐으로 세계가 북한을 제대로 이해하도록 도울 수 있다고 확신했고 그렇게 했다"고 회고했다.
일본에 오래 거주한 탈매지 지국장은 일본 마이니치 신문에서 일하다가 1988년 AP통신에 합류했다. AP통신은 평양에 2006년 영상부문 지국을 개설한 데 이어 2012년 종합지국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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