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FA 관련 규정 바뀔까…KBL "개선 필요성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프로농구 창원 LG와 자유계약선수(FA) 김종규(28) 사이에 타 구단 사전 접촉 의혹이 논란이 되면서 제도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LG는 1일부터 15일까지 FA의 원소속구단만 할 수 있는 협상 기간에 다른 구단이 김종규와 협상을 했다는 정황이 있다며 KBL에 이의를 제기했다.
LG가 역대 최고인 보수 총액 12억원의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지만, 김종규는 이를 거절하고 시장에 나갔고, LG는 김종규의 타 구단 접촉 정황이 담긴 통화 녹취록을 제시하며 맞섰다.
LG가 원소속구단 협상 마감일인 15일 KBL에 이와 관련한 이의를 제기했고, KBL은 이를 받아들여 김종규의 FA 공시를 보류하고 16일 재정위원회를 소집했다.
16일 재정위원회 결과는 "타 구단 사전 접촉으로 인정할만한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 사전 접촉에 대해 불인정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김종규는 이날 재정위원회에 출석해 자신의 녹취에 대해 '다른 구단과 직접 이야기를 나눈 것이 아니라 언론 기사나 소문 등으로 알게 된 내용'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 육성이 담긴 녹취도 결국 증거 불충분으로 판정받은 셈이다.
2002년 FA 사전 접촉으로 징계를 받았던 이상민 현 서울 삼성 감독의 경우에 대해 최준수 KBL 사무총장은 "당시 선수와 해당 구단들이 인정을 해서 징계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준우 KBL 사무차장 역시 "본인이나 해당 구단이 자백하지 않는 한 KBL 차원에서 제대로 된 조사를 하기에 여러 제약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대형 FA'가 나오는 시즌마다 10개 구단은 서로 '사전 접촉'을 의심하고, 불신하는 경우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손종오 LG 사무국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현재 FA 규정에 대해 구단 간에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그동안 관행적인 부분은 따로 말씀드리지 않아도 관계자분들이 다 인지하고 계실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최준수 사무총장 역시 "KBL과 10개 구단, 미디어 모두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실 것으로 이해한다"며 "이번 일로 인해 10개 구단과 함께 앞으로 어떻게 관련 제도를 운영할지에 대해 적극적으로 개선 방향을 찾겠다"고 말했다.
국내 프로야구나 프로축구, 프로배구처럼 원소속구단 우선 협상 제도 자체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어차피 타 구단 사전 접촉에 대한 단속 자체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면 다른 종목들처럼 계약 기간이 끝나는 선수에 대해 모든 구단이 자유롭게 협상에 나설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다만 이럴 경우 일부 구단에서 '구단 간 전력이 재정 능력에 따라 심한 편차를 보이게 될 우려가 있다'고 반대할 수 있다는 점이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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