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중고차수출단지 이전 '첩첩산중'…장기간 잔류 가능성도

입력 2019-05-17 08:00
송도 중고차수출단지 이전 '첩첩산중'…장기간 잔류 가능성도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인천 송도유원지에 입주한 중고차수출단지 이전이 추진되고 있지만 이전 부지가 마땅치 않아 장기간 송도유원지에 잔류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17일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 등에 따르면 인천시는 송도유원지가 내년 7월 도시계획시설에서 해제됨에 따라 중고차수출단지 이전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전 작업이 각종 난관에 봉착하고 있다.

인천항만공사는 중고차 수출물량을 다른 항만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 수출단지를 남항배후부지(40만4천㎡)와 내항 4부두(13만7천㎡)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러나 이 지역 주민과 담당 관청인 중구의 반발에 부딪혀 계획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중고차수출단지가 타 지역으로 유출되지 않도록 관계기관과 협의체를 구성해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며 "송도유원지에 새로운 도시계획이 수립되고 이전부지가 확정돼야 이전 시점까지 전망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더욱이 상당수 수출업체들이 송도유원지 임대사업자인 프로카텍과 2021년 4월까지 유원지를 임대하기로 계약한 상태다. 내년 7월 도시계획시설 해제 시점보다 9개월 더 이전이 지연될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다.

송도유원지 토지주(70여명) 중 상당수도 현재 수출단지로부터 임대수익을 얻고 있어 새로운 도시계획이 수립돼 더 큰 수익이 나지 않는 한 이전을 재촉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시 관계자는 "도시계획시설이 해제된다고 해서 중고차수출단지 이전을 강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수출단지는 임시로 송도유원지를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전할 수밖에 없으며 새 도시계획 수립과는 별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이전부지 선정 등의 문제로 단기간에 이전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고차수출업체들로 구성된 '중고차수출단지 이전 추진협의회' 관계자는 "업체들은 이전해서라도 인천에서 사업을 계속하고 싶어하지만 이전 부지가 확정되지 않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전 후보지에 대한 업체들의 의견을 취합해 관계 당국에 건의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중고차수출단지가 입주한 연수구 옥련동 송도유원지(209만여㎡) 중 도시계획시설(유원지·52만여㎡)의 절반가량은 내년 7월께 도시계획시설에서 해제된다.

이곳은 지난 2008년 관광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 추진되면서 도시계획시설이 결정됐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아 사업이 무산됐다.

중고차수출단지(17만5천890㎡)는 2013년부터 중고차 수출업체들이 토지 임대방식으로 송도유원지에 속속 입주하면서 조성됐다. 현재 330여개의 업체가 연간 30만대가량의 중고차를 수출하고 있다.

국내 중고차 수출물량의 90%가량을 소화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지만, 업체들이 무허가로 컨테이너를 설치해 사무실로 사용하거나 중고차를 개조·해체하는 등 불법행위를 벌여 주민들의 거센 항의를 자초했다.

주민들은 속히 수출단지가 이전되기를 희망하며 송도유원지의 도시계획시설 해제 소식을 반기고 있다. 해제가 이뤄지면 새로운 도시계획이 추진돼 자연스레 수출단지도 이전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tomato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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