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EU, '골란고원 이스라엘 주권 인정' 미국편에 서라"
이스라엘 주재 美대사와 WSJ 공동기고 "독재자-동맹 중 선택해야"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5일(현지시간)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한 미국의 결정을 정당화하며 유럽연합(EU)에 대해서도 미국의 편에 설 것을 촉구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데이비드 프리드먼 주이스라엘 미국대사와 함께 '국제법은 트럼프 행정부의 골란고원 정책을 지지한다'는 제목의 공동기고문을 실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방미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백악관에서 공동회견을 하고 이스라엘의 골란고원 주권을 인정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골란고원은 1967년 6월 이스라엘과 아랍 사이에서 벌어진 이른바 '6일 전쟁' 이후 이스라엘이 점령한 시리아 영토다. 이스라엘은 당시 아랍 연합군과의 전쟁에서 승리해 골란고원을 점령한 뒤 1981년 이른바 '골란고원법'을 제정해 자신의 영토로 병합했지만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지 못했다. 유엔도 이를 불법 점령지로 규정한다.
폼페이오 장관과 프리드먼 대사는 기고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 인정은 EU 등으로부터 비난에 직면했으며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이스라엘의 1981년 골란고원 영토 병합은 국제적으로 법률적 효과가 없는 무효라고 주장했다"면서 "이런 주장들은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유엔 안보리 결의 242호가 "안전하고 인정된 경계 내에서 위협이나 무력행위로부터 자유롭게 지내도록 모든 (분쟁) 당사자들이 지속적인 평화를 위해 협상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시리아는 그동안 안보리 결의 242호의 협상 프레임을 거부해왔으며, 1948년 이스라엘의 건국 이후 이스라엘과 전쟁상태를 유지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함으로써, 이스라엘에 현재 존재할 수 있는 유일한 '안전하고 인정된 경계'를 제공했다"고 강조했다.
또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가장 잔인하고 야만적인 독재자 가운데 한명이라면서 "이스라엘이 골란고원을 장악하지 않으면 최대 테러지원국인 이란이나 대리세력이 전략적인 골란고원을 차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전 세계는, 특히 EU는 '작동하지 않는 국가(시리아)의 독재자 또는 평화적이고 민주적인 동맹' 사이에서의 '쉬운 결정'에 직면해 있다"면서 "그들(EU)은 여전히 후자를 택할 시간이 남아있고, 우리는 그들이 그렇게 하도록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 인정에 대해 아랍권은 물론 국제사회의 반발이 잇따랐다.
EU의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지난달 27일 성명을 통해 "골란고원의 지위와 관련한 EU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면서 "국제법과 유엔 안보리 결의 242호와 497호에 따라 EU는 이스라엘이 점령한 골란고원에 대해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지난달 대변인이 발표한 성명을 통해 "골란고원에 대한 유엔의 정책은 안보리 결의에 따르고 있다"면서 "골란고원의 지위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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