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로셴코 대통령, 우크라어 유일 국가언어로 지정한 법률 서명

입력 2019-05-15 23:51
포로셴코 대통령, 우크라어 유일 국가언어로 지정한 법률 서명

"공공생활 장소서 우크라이나어만 사용해야"…친러시아 성향 야당 반발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어를 유일한 공식 국가언어로 지정한 법률에 서명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포로셴코 대통령은 이날 '국가언어(공식 언어)로서의 우크라이나어 기능에 관한 법률'에 서명했다.

포로셴코 대통령은 "오늘은 우크라이나인들이 오랜 기간 동안 기다려온 세기적인 날이다. 우크라이나의 국가적 정체성을 구축하는 중요한 법령 가운데 하나가 만들어졌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새로운 정부가 이 법률을 면밀히 분석해 그 규정들을 실행하길 바란다"면서 "이는 국가로서 우크라이나의 존재를 위한 핵심적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대선에서 코미디언 출신의 정치 신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에게 패한 포로셴코 대통령은 다음 달 퇴임한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앞서 지난달 25일 우크라이나어를 유일한 국가언어로 지정하는 법률을 채택했다.

법률은 정부기관, 법원, 군대, 경찰, 학교, 병원, 상점 등의 대다수 공공생활 공간에서 우크라이나어를 필수적으로 사용하도록 의무화하고 이를 어길 경우 처벌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개인 간 대화나 종교의식에서만 예외가 적용된다.

해당 법률 채택으로 가장 어려움을 겪게 될 우크라이나 국민은 러시아어를 모국어로 하는 주민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친러시아 성향 야당은 해당 법률이 소수 민족의 권리를 훼손한다며 헌법재판소에 제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4년 정권 교체 혁명 이후 '반러 친서방'을 국가 전략 노선으로 채택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쓰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정부 정책에 반발한 동부 지역(돈바스 지역) 친러 성향 분리주의자들은 분리·독립을 선언하고 정부군과 무장 투쟁을 벌이고 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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