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용현·학익 1블록 오염토양 외부 반출 허가 안 된다"

입력 2019-05-15 16:14
수정 2019-05-15 16:22
"인천 용현·학익 1블록 오염토양 외부 반출 허가 안 된다"

시민단체들, 인천시 미추홀구 상대로 공익감사 청구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인천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 부지의 오염 토양을 외부로 실어 내 정화하는 계획을 승인한 미추홀구에 대해 환경단체들이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인천녹색연합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 5개 시민단체들은 15일 "토양환경보전법에 따라 해당 부지 내 오염 토양은 외부에서 정화할 수 없는데도 구가 이를 승인해 대기업에 대한 특혜 행정이 의심된다"며 감사를 청구했다.

토양환경보전법 제15조 3항은 오염 토양을 정화할 때 오염이 발생한 해당 부지에서 정화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환경부령이 정한 불가피한 사유로 인해 부지 내 정화가 어려울 경우 외부 반출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환경부가 정한 반출 정화 가능 대상에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른 도시지역 내 건설공사 현장도 포함된다.

구는 지난해 3∼11월 해당 부지에서 구조물 해체 공사가 이뤄져 위 대상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사업시행자 DCRE가 낸 오염 토양 반출 정화 계획서를 승인했다.

인천녹색연합은 그러나 "해당 부지가 오염된 것은 이미 2007년과 2011년에 확인돼 DCRE가 2011년 한강유역환경청에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에도 명시돼 있다"며 "구조물 해체 공사가 이뤄지기 전 이미 토양 오염 사실이 확인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2011년 확인된 토양 오염이 법적 기준치를 넘지 않았다는 구의 주장에도 "지금은 해당 부지가 공장 용지인 3지역이지만 이후 개발이 이뤄지면서 공원이나 유원지 등을 지을 수 있는 1·2지역으로 바뀌면 기준치를 넘는다"고 주장했다.

실제 관련 법은 개발행위 허가를 받은 경우 토양 오염 우려 기준을 정할 때는 향후 변경될 예정인 지목을 기준으로 삼도록 하고 있다.

앞서 해당 사업 구역 내 공장 1·2·3 부지에서는 기준치를 초과한 불소, 수은, 구리, 납, 아연 등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수은은 토양 오염 우려 기준(1지역)의 5배가 넘는 22.93mg/kg, 구리와 불소는 기준치 2배인 295.3mg/kg와 942mg/kg가 검출됐다.

김연지 민변 인천지부 변호사는 "구가 DCRE의 계획서에 적정 통보를 한 것은 위법할 뿐 아니라 대기업에 유리하게 법을 임의로 해석한 것으로 보인다"며 철저한 감사를 요구했다.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은 중·소형 아파트 위주로 1만3천 가구를 건립하고 사업지구 내 송암미술관과 극동방송 건물 등을 살려 문화가 있는 단지로 꾸민다는 계획이다.

DCRE 측은 해당 도시개발사업 구역의 나머지 토지 매입이 끝나는 대로 토양 오염 정밀 조사를 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cham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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