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법' 벗어난 멀티레벨 컴퓨터 기반기술 구현
한양대·美텍사스주립대 연구팀 성과…"새로운 작동 원리"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한국연구재단은 한양대 성명모 교수와 미국 텍사스주립대 조경재 교수 연구팀이 새로운 작동 원리의 멀티레벨 트랜지스터 소자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현재 반도체 집적회로 성능 향상은 단위 소자를 더 작게, 면적 당 소자 수를 더 많이 만드는 쪽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인텔 공동창업자 고든 무어의 이른바 '무어의 법칙'처럼 실제 반도체 집적회로 성능은 이런 방식으로 24개월마다 2배가량 좋아졌다.
그러나 공정 미세화를 통한 집적화는 소모 전력과 발열 문제를 잡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5년 안에 양자역학적 한계로 미세화를 더 실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 섞인 전망도 나온다.
학계에서는 아예 기존 바이너리(이진법) 컴퓨터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
상전이 소자, 신경망 컴퓨터, 양자컴퓨터 등이 그 좋은 사례다.
'0과 1' 두 가지 입력에서 벗어나 다중 입력을 이용하는 멀티레벨(Multi-level) 컴퓨터도 주목받는다.
멀티레벨 컴퓨터는 0과 1의 두 가지 입력치를 이용하는 것에서 벗어나 3개 이상 입력치를 써서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것을 지칭한다.
그렇게 되면 더 적은 수의 단위 소자로도 같은 양의 정보를 처리할 수 있다.
전력 소모를 줄이고 연산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초격자 구조 반도체 소재로 일반적인 트랜지스터 구조를 유지하면서 멀티레벨 전도도를 구현할 수 있는 멀티레벨 트랜지스터 소자를 만들었다.
2차원 산화아연층에 유기물층을 위아래로 쌓은(적층) 초격자 박막을 활용했다.
산화아연층이 적층 순서대로 활성화할 때마다 전도도는 차례로 증가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성명모 교수는 "완전히 새로운 원리로 작동하는 멀티레벨 컴퓨터 트랜지스터 소자를 제안한 것"이라며 "멀티레벨 소자가 실용화한다면 반도체를 이용하는 모든 산업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미래소재 디스커버리 사업 지원으로 수행했다.
성과를 담은 논문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4월 30일 자에 실렸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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