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버스 노사협상 완전타결…파업 철회 정상 운행(종합2보)

입력 2019-05-15 11:09
울산 버스 노사협상 완전타결…파업 철회 정상 운행(종합2보)

임금 7% 인상·2020년부터 정년 63세 연장·후생복지기금 5억 조성 합의

노조 "노사정 대승적 차원에서 합의", 사측 "서로 양보하고 좋은 결과 이뤄내 기뻐"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김용태 기자 = 울산 버스 노사가 밤샘 협상 끝에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을 타결했다.

교섭 과정이 길어지면서 노조가 5년 만에 사실상 파업해 시민들은 출근길에 큰 불편을 겪었다.

노사는 14일 오후 2시부터 울산지방노동위원회 조정회의에서 정회를 거듭하며 자정을 넘기는 등 마라톤 교섭을 벌인 끝에 15일 오전 8시 20분께 임단협 합의안을 마련한데 이어 10시 넘어 최종 합의안에 서명했다. 협상 20여 시간 만이다.

노사는 자정 이후 조정 기한을 계속 연기하며 교섭을 이어갔고, 힘겹게 타결점을 찾아냈다.

합의안은 임금 7% 인상, 정년 2020년부터 만 63세로 연장(현재 61세), 후생복지기금 5억원 조성 등이다.

이날 교섭에 나선 버스회사는 울산지역 7개사 가운데 한국노총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울산지역노동조합 소속 울산여객, 남성여객, 유진버스, 대우여객, 신도여객 등 5개사다.

이들 5개 회사는 울산 전체 110개 노선, 749대 가운데 107개 노선, 시내버스 499대를 운행한다.

나머지 2개 버스회사는 민주노총 소속과 개별 노조라서 교섭과 파업에 참여하지 않았다.



노조는 이날 막바지 협상 중 접점을 찾지 못하자 오전 5시부터 예정된 파업에 들어갔고, 일부 구간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극심한 불편을 겪었다.

남구 옛 울주군청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한 시민은 "버스 파업 때문인지 늦게 오는 것 같다"며 "버스 기사 처우 개선을 위해 임금을 올리는 것은 필요하지만 시민 입장에서는 매우 불편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출근할 때 평소 타는 시간보다 20분 정도 버스가 늦게 온다"며 "지각할 것 같다"고 말했다.

버스 파업 때문에 지역 일부 학교는 재량휴업을 하거나 등교 시간을 늦췄다.

덕신초·약수초·울산초 3개 초등학교, 다운중·무룡중·진장중·옥현중·울산중 5개 중학교, 대현고·울산동천고·울산기술공고·울산미용예술고·울산상업고·울산생활과학고 6개 고등학교 등 총 14개 학교가 재량휴업을 했다.

또 남목중과 현대청운중 등 5개 중학교, 남창고와 남목고 등 7개 고등학교를 포함해 총 12개 학교는 등교 시간을 평소보다 30분∼2시간 늦췄다.

울산에서 버스노조가 파업을 벌인 것은 5년 만이다.

2014년 10월 울산여객과 남성여객 노조가 급여지급 연기에 반발해 이틀 동안 파업했다. 당시 2개 회사의 79개 노선 210대가 운행을 중단했다.

앞서 2003년 5월과 10월에는 경진여객(폐업) 노조가 회사의 상여금 미지급에 반발해 잇달아 파업한 사례도 있다.



버스 운행은 15일 오후부터 정상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버스 기사 배차 시간 등을 고려해 이르면 오전 11시 30분부터 낮 12시 사이 버스 운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노사는 올 임단협에서 쟁점인 주 52시간 근무제에 따른 임금보전을 놓고 난항을 겪었다.

노조는 오는 7월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 버스 기사의 실질 임금(12.15% 인상 규모)을 보전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주 52시간 근무제로 인해 한 달에 3.3일가량 근로시간이 줄어드는 만큼 이에 대한 임금보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게 노조 입장이었다.

그러나 사측은 경영 위기로 인해 여력이 없다며 맞서 갈등을 빚었다.

최현호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울산지역노조위원장 타결 후 "우선 오늘 새벽부터 울산시민의 불편을 초래해 정말 죄송하다"며 "중앙정부의 52시간 근무가 가계 생계에 막대한 영향을 끼쳐 생존권 사수를 위해 교섭했고, 노사정이 대승적 차원에서 합의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양재원 울산버스운송조합 이사장은 "큰 이슈를 가지고 긴 노사협상을 했다"며 "울산은 다른 광역시와 달리 준공영제가 아니어서 타협점을 찾기 위해 노사정이 노력했는데, 서로 양보하고 좋은 결과를 이뤄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시내버스 운행중단 등으로 시민께 심려를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며 "시내버스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 원만한 합의를 이룬 데 대해 120만 시민을 대신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송 시장은 "앞으로 더욱 사랑받는 시내버스가 될 수 있도록 노사가 노력해 주기 바라며, 울산시도 필요한 부분은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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