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완봉승' 롯데 톰슨 "내 능력 보여줘 좋다"
포수 나종덕 "위기 때 톰슨에게 결정구 맡겨"
(부산=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에 3년 만에 완봉승을 선사한 외국인 우완 투수 제이크 톰슨(25)은 "내가 지닌 능력을 보여줄 수 있어 좋았다"며 기뻐했다.
톰슨은 1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LG 트윈스를 상대로 9이닝 동안 안타 3개와 볼넷 2개만 내줬을 뿐 삼진 9개를 곁들이며 무득점으로 LG 타선을 봉쇄해 완봉승(4-0)으로 시즌 2승째를 장식했다.
올 시즌 완봉승을 거둔 투수는 노히트노런을 달성한 덱 맥과이어(삼성 라이온즈)를 필두로 윤성환(삼성), 이승호(키움 히어로즈)에 이어 톰슨이 4번째다.
톰슨이 던진 공은 107개였다. 슬라이더, 커브, 컷 패스트볼, 포크볼, 투심 패스트볼 등 5개 변화구를 자유자재로 섞었다.
톰슨은 "7∼8회까지 투구 수가 적어서 완봉승을 거둘 수 있었다"며 "포수 나종덕과 스트라이크를 많이 잡자고 뜻을 모은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평했다.
2015년 미국프로야구 마이너리그 더블 A에서 완봉승을 올렸다던 톰슨은 "지난 몇 경기 좋지 않았던 점을 오늘 극복할 수 있었기에 그런 면에서 오늘의 완봉승이 좀 더 의미 있다"고 설명했다.
땅볼을 많이 유도하는 투수로 알려진 톰슨은 이날은 투심 패스트볼을 적게 던졌다.
대신 포크볼의 비중을 22%로 높여 LG의 허를 찔렀다.
톰슨은 "스플릿 핑거드 패스트볼(스플리터·포크볼의 일종)도 내 주무기"라고 소개한 뒤 "그간 스트라이크 존 경계면을 주로 공략하다가 고전했는데, 양상문 감독과 상의해 스트라이크 존을 적극적으로 공략한 게 좋은 투구로 이어졌다"고 적응을 도운 양 감독에게도 감사의 뜻을 건넸다.
톰슨은 총액 90만 달러(연봉 76만 달러·옵션 14만 달러)에 올해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2012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 2라운드 지명된 톰슨은 메이저리그 3시즌 통산 30경기에서 7승 8패 평균자책점 4.87을 남겼다.
톰슨과 완봉승을 합작한 나종덕은 "이닝이 끝날 때마다 톰슨과 대화하면서 위기에선 결정구 선택을 톰슨에게 맡기겠다고 했다"면서 "8회가 지나면서 내가 더 완봉승을 기대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볼넷을 주기보단 안타를 맞자는 생각으로 볼을 배합했고, 톰슨의 투심 패스트볼이 좋다는 걸 상대 타자들도 알기에 반대로 볼을 요구한 게 맞아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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