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방사 따오기 우포늪서 얼마나 생존·적응할까

입력 2019-05-19 09:08
수정 2019-05-19 11:39
야생방사 따오기 우포늪서 얼마나 생존·적응할까

일본은 초기 40%…"우포늪 여건 좋고 특수훈련" 예측은 조심



(창녕=연합뉴스) 정학구 기자 = 오는 22일 역사적인 자연 방사를 앞둔 창녕 우포늪 따오기 40마리는 요즘 '울음소리 적응훈련'을 받고 있다.

야생적응 방사장 안에서 야생활동의 기본인 비행훈련은 물론 대인·대물 적응훈련과 먹이 섭취 훈련도 받고 있지만, 이 훈련은 좀 특별하다. 중국과 일본에선 시도되지 않은 것이라고 한다.

19일 창녕 우포 따오기복원센터에 따르면 이 훈련은 다른 동물들이 종 치는 소리가 난 후 먹이를 먹는 훈련을 하듯 야생에 조성해놓은 서식지 특정지점, 특정시각에 미리 훈련된 울음소리가 나면 그리로 몰려가도록 훈련하는 것이다.

초창기엔 거기에 가면 따오기 먹이인 미꾸라지를 먹을 수 있도록 해주고, 점차 그 먹이마저 스스로 구하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복원센터 측은 이 훈련이 야생 방사된 따오기 생존율을 높이는 중요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일본의 경우 2008년부터 최근까지 19차례 방사를 했고 초기 3년간 생존율이 40% 수준이었다.

복원센터 측은 최소 30% 이상은 생존할 수 있을 것으로 일단 목표를 낮춰 잡으면서도 일본이나 중국과 비교하면 우포 따오기 여건은 좋은 편이라는 것을 은근히 내세운다.

특수훈련도 있지만, 중국·일본엔 우포늪이란 대규모 자연생태늪이 없다는 점이 큰 차이다.

우포늪은 각종 물고기와 벌레, 고동을 비롯해 먹잇감이 다양하고 풍부하며 물 주변에 쉴 수 있는 공간이 많고 그늘과 몸을 숨길 공간을 제공해줄 나무도 많다.



조건은 좋을지 몰라도 실제 방사 후 어떻게 될 진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복원센터는 매사 조심스럽다.

복원센터는 방사될 따오기 등엔 위치추적기(GPS)를 달고, 발목엔 가락지를 채운다. 이를 실시간 컴퓨터와 연결해 위치를 파악할 예정이다.

모니터링에는 따오기 연구자 10명은 물론 자원봉사자 30명, 서포터즈 40명 등 모두 80여명이 동원된다.

방사된 따오기들이 방대한 규모인 우포늪 어느 언저리에 가서 뭘 하는지, 인공적으로 조성한 서식지 어느 곳에 몇 마리가 있는지, 혹시 다치거나 굶어 쓰러지진 않았는지 관찰하는데 많은 눈이 필요한 것이다.

혹시 병에 걸리거나 다치면 진주와 울산, 부산 등지에 있는 야생동물치료센터로 급히 보내지고 급하면 조류 치료 경험이 있는 동물병원에도 보내질 예정이다.

치료와 관찰 등을 위해 낙동강환경청은 물론 환경단체, 동물보호협회 등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야생에 원활하게 정착할 때까지는 비상 관리 상태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연말 창녕군 장마면에 천연기념물 구조·치료센터가 들어서면 따오기 등 천연기념물 관리는 훨씬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와 경남도, 창녕군 등은 오는 22일 오후 창녕 우포따오기복원센터에서 '날아오르는 따오기, 살아 숨 쉬는 생태계'를 주제로 한반도에서 멸종된 지 40년 만에 따오기 40마리를 방사하는 행사를 연다.

b94051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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