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차 부품] ②'부진의 늪에 빠지다' 대내외 악재에 수출·생산 급락
생산 증가율 2년 연속 마이너스…수출 실적도 하락세
완성차 실적 악화에 미래 전망도 불투명…의존도 낮춰야
(부산=연합뉴스) 김상현 기자 = 한때 잘나갔던 동남권 자동차부품 산업은 최근 몇 년 새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무역분쟁 등으로 완성차 수출이 크게 위축되고, 장기 불황으로 자동차 내수 판매도 줄면서 자동차 부품업체가 직격탄을 맞았다.
18일 부산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동남권 자동차 부품산업은 2013년부터 15년까지는 연평균 5% 안팎의 높은 생산 증가율을 보였다.
하지만 2016년 생산 증가율이 전년 대비 -4.9%로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2017년에도 -2.3%로 2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작년에는 반짝 성장세로 전년 대비 6.0% 늘었지만, 2년 연속으로 생산이 감소한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여전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분석이 많다.
자동차부품 수출도 2013년부터 2015년까지는 연간 80억달러의 탄탄한 실적을 기록했으나 2016년에는 70억5천만달러, 2017년에는 68억달러로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올해도 르노삼성차 노사분규와 한국GM 창원공장 가동 축소 움직임 등으로 동남권 자동차부품 산업의 부진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동남권 자동차부품 산업은 직접수출보다는 국내 완성차 기업에 대한 납품 의존도가 매우 높다.
이 때문에 완성차 업체 실적 하락은 곧 자동차부품 산업 부진으로 연결된다.
국내 완성차 업체 1개사와 거래하는 기업 비중이 63%에 달하고 1∼2개사와 거래하는 업체 비중은 78.1%까지 치솟는다.
자동차부품 업체들이 지나친 편중구조에서 벗어나 국내 완성차 업체 의존도를 낮추고 납품처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통계를 보면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2015년 456만대를 정점으로 2016년 422만대, 2017년 411만대, 2018년 402만대 등으로 계속 줄고 있다.
자동차 내수도 2016년 160만대 이후 2017년 156만대, 2018년 155만대로 2년 연속 감소했다.
수출물량 역시 2013년 309만대 이후 2014년 306만대, 2015년 297만대, 2016년 262만대, 2017년 253만대, 2018년 244만대 등으로 5년 새 20%나 줄었다.
올해 1분기에도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95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6% 감소했다.
1분기 생산량으로는 2009년 1분기의 68만대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BNK금융경영연구소 동남권연구센터는 '동남권 자동차부품산업 동향과 전망' 보고서에서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은 연평균 1∼2%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최대 수요국인 중국의 판매증가세가 연평균 2% 수준으로 낮아지고 북미와 일본, 한국은 성장이 정체되거나 하락한다는 것이다.
2025년 이후 상황도 마찬가지다.
차량공유와 차량호출 등 모빌리티 비즈니스가 발전하면서 자동차 수요가 줄고 특히 운전사가 필요 없는 자율주행 차량이 출현하면 자동차 생산량은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백충기 BNK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자동차부품 업계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신기술 개발과 국내외 신규 판로 개척이 중요하다"며 "그러나 지역 자동차부품 업체는 규모가 영세하고 연구인력이 부족해 관련 투자는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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