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같이 인간이다"…장애학생 버팀목 새얼학교 송이호 교사
지체 장애에도 교육 열정 불태운 공로 인정…홍조근정훈장 영예
경기교육청, 스승의 날 맞아 1천95명 훈·포장 전수 및 교육감 표창
(수원=연합뉴스) 이영주 기자 = "제가 교사가 된다면 저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장애 학생들에게 보다 와닿는 교육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지체장애인인 제가 교단에 있는 것만으로도 학생들에게 큰 위안, 희망이 될 거라고도 생각합니다."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특수학교인 새얼학교에서 20년째 교단에 몸담은 송이호(48) 교사는 이 학교의 유일한 '장애인 교사'이다.
생후 11개월 때 소아마비 판정을 받은 송 교사는 대학교를 진학하면서 교사의 꿈을 키웠다.
"대학에서 특수교육을 전공하면서 그때야 '아, 내가 장애인이구나'라고 깨달았어요. 그전까지는 큰 어려움 없이 생활했는데 서울 생활을 시작하면서 여러 벽에 부딪히게 된 것이죠."
결혼 후 한 가정의 생계를 책임져야 할 가장이 되었는데, 장애를 이유로 취업 길이 막히는 등 크고 작은 우여곡절을 거친 송 교사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놓일 장애 학생들에게 자신의 극복과정을 전해야겠다고 마음먹고 교사의 길을 선택했다고 했다.
송 교사는 다리가 불편해 목발을 짚거나 휠체어, 장애인용 스쿠터를 이용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장애 학생들의 대변인, 형, 오빠를 자처하며 교육에 대한 열정을 멈추지 않고 있다.
최근엔 고등학교 과정을 졸업한 전공과 장애 학생들과 함께 안전교육을 주제로 한 인형극 준비에 여념이 없다고 했다.
"장애인이라고 하면 사회로부터 혜택만 받는다는 인식이 있는데, 우리도 주변에 베풀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12월쯤에 우리 학생들과 함께 인형극을 준비해 유치원 아이들과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에게 안전교육을 할 계획이에요."
인근 지역에서도 활발한 교육 봉사활동을 이어온 송 교사는 그 공적을 인정받아 '제38회 스승의 날' 기념 정부로부터 홍조근정훈장을 받게 됐다.
송 교사는 "우리 급훈이 '두려워 말라. 다 같은 인간이다'이다. 장애를 가진 친구들이 자신감이 부족한 부분이 있기도 한데, 사회에 나가 겁내지 말고 자신감 있게 적응해 나갈 수 있도록 계속 지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은 14일 스승의 날을 맞아 송 교사를 비롯한 경기 교원 1천95명에게 정부 훈·포장을 전달하고 교육감 표창을 수여했다.
영예의 수상자는 홍조근정훈장을 받은 송 교사와 녹조근정훈장 1명, 근정포장 4명, 대통령 표창 18명, 국무총리 표창 20명, 장관 표창 483명, 교육감 표창 568명 등이다.
대통령 표창 수상자인 안성 개산초 유영열 교장은 10개국 다문화 축제를 개최하는 등 다양성과 인권 존중 교육을 실현하는 데 앞장선 공로가 인정됐으며, 국무총리 표창을 받은 남양주 별내중 이경복 교사는 멘토-멘티 학습동아리 '꾸꾸(KU-CU)'를 운영해 학습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도운 경력이 높이 평가받았다.
이재정 교육감은 "아이들 곁에서 한결같은 믿음을 실천해 오신 영예로운 수상자 여러분께 축하와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라며 "수상자 이외에도 현장에서 애쓰시는 선생님들의 열정과 노력이 새로운 경기교육의 미래를 만드는 힘"이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young8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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