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코미디언, '원촨 대지진' 웃음 소재로 썼다가 여론 뭇매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의 인기 코미디언 장윈레이(張雲雷)가 수많은 사상자가 났던 원촨(汶川) 대지진을 웃음 소재로 썼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사과했다.
14일 인민일보와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장윈레이는 지난해 말 만담 코미디 중 "큰 누나는 탕산(唐山)으로, 둘째 누나는 원촨으로, 셋째 누나는 위수(玉樹)로 멀리 시집갔다"면서 "세 명 모두 운이 좋아서 살아남았다"고 말했다.
장윈레이가 언급한 세 곳은 중국에서 대지진이 발생해 기록적인 인명피해가 난 곳이다.
1976년 7월 28일 허베이성 탕산에서 발생한 규모 7.8 지진 당시 24만2천명이 사망했고, 2008년 5월 12일 쓰촨성 원촨(汶川) 지역에서 일어난 규모 8.0 강진 때는 8만7천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또 2010년 4월 14일 칭하이(靑海)성 위수(玉樹) 장족자치주에서 발생한 규모 6.9의 지진 때는 3천명 이상이 사망 및 실종됐다.
문제가 된 장윈레이의 공연영상은 원촨 대지진 11주년인 지난 12일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퍼졌다.
중국 인터넷상에서는 비록 과거 일이 다시 거론된 것이지만 그러한 발언을 한 것은 사실이며, 국가적 재난으로 농담을 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인민일보는 전했다.
장윈레이는 13일 새벽 자신의 웨이보를 통해 "비록 작년 일이지만 언제, 어느 작품에서든 상관없이 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면서 "대중들, 특히 지진 발생 지역 분들께 깊은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글로벌타임스는 이러한 사과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면서, '쓰촨성 주민들에게 5월 12일은 친척들의 기일이자 커다란 상처다. 용서할 수 없다'는 등의 글이 인터넷에 올라왔다고 전했다.
중국 공산당 중앙정법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도덕 개념 없이 공연하는 연예인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면서 "유명인사들은 장윈레이의 실수에서 교훈을 얻어, 재미를 위해 중국 인민들의 마음을 다치게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촉구했다고 글로벌타임스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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