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명조끼 안 입혀 사망' 수상레저업체 직원 집행유예
재판부 "업무상 주의의무 게을리해 중대한 결과 초래"
(의정부=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 구명조끼 착용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보트에 태웠다가 탑승객을 물에 빠져 숨지게 한 수상레저업체 직원에게 유죄가 인정됐다.
의정부지법 형사3단독 정우철 판사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수상레저업체 직원 A씨에게 금고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미등록 수상레저기구를 운영한 혐의(수상레저안전법 위반)로 함께 기소된 업체 운영자 B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법원과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7월 26일 오후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북한강에서 C(32)씨와 일행 2명을 수상레저기구인 일명 '호떡 보트'에 태웠다.
호떡 모양의 넓적한 튜브로 모터보트에 줄을 매달아 끌다가 방향을 틀면 탑승객들이 자연스럽게 물에 빠지는 기구다.
A씨는 모터보트를 몰다가 방향을 틀어 C씨 일행을 물에 빠뜨렸다. 그러나 구명조끼를 입지 않은 C씨는 물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A씨는 자신의 구명조끼를 벗어 던져주고 물에 뛰어들어 C씨를 구조하려 했지만 C씨는 물속으로 사라졌다.
이 일대는 강폭이 420m, 수심이 25∼30m에 달했다.
C씨는 사흘 만인 29일 오후 사고지점으로부터 하류 300m가량 떨어진 곳에서 119 수난구조대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C씨를 호떡 보트에 태우기 전 구명조끼 착용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이 업체 운영자 B씨는 호떡 보트를 끌었던 모터보트를 행정기관에 등록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수상레저안전법상 모터보트와 같은 동력수상레저기구 소유자는 주소지 관할 시장·군수·구청장에게 기구를 등록해야 한다.
결국 A씨와 B씨는 입건돼 기소됐고 법원은 이들을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수상레저 관련 종사자에게 있어 승객의 구명조끼 착용 여부 확인은 지극히 기본적인 의무인데 A씨는 이를 게을리했다"며 "치명적인 과실로 30대 젊은 청년이 귀중한 생명을 잃어 A씨의 죄책이 무겁다"고 판시했다.
이어 "B씨는 미등록 모터보트를 운영했고 당국의 관리·감독에서 벗어나 있던 중 인명사고가 발생, 사고 책임을 면할 수 없다"며 "다만 피해자 유족들에게 배상하고 용서를 구하려고 노력한 점 등을 고려해 양형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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