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법원 '서류위조해 北에 석유 밀수출' 사업가에 유죄
(서울=연합뉴스) 정성조 기자 = 대만 법원이 다른 나라에 석유를 수출하는 것처럼 서류를 꾸민 뒤 공해상에서 북한 선박에 석유를 전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업가에게 유죄를 선고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4일 전했다.
대만 자유시보(自由時報) 등에 따르면 전날 대만 가오슝(高雄)지방법원은 문서 위조 혐의로 기소된 대만인 사업가 천스셴(陳世憲)에게 119일간의 구금 및 벌금 35만7000대만달러(약 1천360만원)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천스셴은 자신이 실제 책임자인 '빌리언스 벙커 그룹' 소유의 선박을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와 마셜군도에 등기된 회사들의 배로 둔갑시켰으며, 지난 2017년 홍콩에 석유를 수출하는 것으로 위장해 대만 동쪽 공해상에서 북한 선박에 석유를 넘긴 혐의를 받았다.
재판 과정에서 천스셴은 모두 4차례에 걸쳐 북한 측에 석유 총 2만8천여t을 전달한 사실을 허위로 보고했다고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대만 당국에 의해 출국금지 조치와 회사자금 동결, 금융기관 거래 금지 등의 조치를 받은 천스셴은 지난해 1월 가오슝 자택에서 수면제를 먹고 극단적 선택을 기도하기도 했다.
대만은 유엔 회원국은 아니지만, 국제적인 대북제재가 가해지던 지난 2017년 9월부터 북한과의 쌍방무역을 전면 금지했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금수품목 밀거래에 대한 관련자 수사를 진행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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