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해경 힘 합쳐 바다 추락한 차량 운전자 생명 살려내
주민이 차 밖으로 운전자 끌어내고 해경이 인공호흡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울산에서 주민과 해경이 힘을 합쳐 바다에 추락한 차량 운전자 생명을 구했다.
13일 울산해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3분께 동구 방어진항 수협위판장 앞에서 그랜저 승용차가 바다로 추락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방어동 주민자치위원 김부근(56)씨는 이 차량이 굉음과 함께 바다로 날아가는 장면을 목격했다.
바다로 추락한 차량은 처음엔 물에 떠 있다가 서서히 가라앉기 시작했다.
차 안에 있던 운전자 모습까지 생생히 본 김씨는 속옷만 입은 채 그대로 바다로 뛰어들었다.
김씨는 약 30m 정도를 헤엄쳐 차량 주변에 도착했다.
운전자는 차 밖으로 몸이 약간 나와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김씨는 운전자를 차량 밖으로 끌어낸 후 몸에 얹고 어판장 쪽으로 다시 헤엄쳤다.
김씨가 운전자를 구조하고 있을 때 마침 행인 신고를 받은 방어진 해경파출소 소속 고은(28) 경장도 경찰관들과 함께 현장에 도착했다.
운전자가 입에 거품을 물고 있고, 의식이 없는 상태인 것을 본 고 경장도 망설일 틈 없이 신발을 벗고 곧바로 바다에 뛰어들었다.
고 경장은 운전자에게 다가가 입에 있는 거품을 걷어내고 인공호흡을 했다.
김씨는 고 경장이 인공호흡을 하는 동안 다른 해경이 내려준 밧줄을 한 손으로 잡고, 또다른 손으로는 운전자가 가라앉지 않도록 붙잡고 버텼다.
그 사이 해경 연안 구조정이 도착했고, 김씨와 고 경장은 운전자를 무사히 배 위로 올렸다.
운전자는 심폐소생술과 인공호흡을 받으며, 대기하던 119구급대에 인계돼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해경 조사결과 운전자는 62세 정모씨로 밝혀졌다. 그는 병원에서 의식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사고 장면을 목격한 후 처음엔 잠시 망설였지만, 운전자를 구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뛰어들었다"며 "운전자가 의식을 찾아 정말 다행이고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고 경장도 "당시 운전자가 의식을 잃은 상태였고, 입엔 거품을 물고 있어 일단 살리고 봐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며 "저뿐만 아니라 모든 해경이 똑같은 행동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운전자 의식이 돌아왔다는 소식에 파출소 전 직원들이 진심으로 기뻐했다"고 덧붙였다.
해경은 바다에 빠진 차량을 육지로 인양했고, 정씨를 상대로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yong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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